대통령도 언급한 생리대, 부산에선 기부 부족으로 취약 계층 ‘생리 빈곤’
월 1만 4000원 바우처 부족
부산시 현물 기탁도 들쑥날쑥
대통령 “무상 공급 검토해야”
부산 북구 구포3동 행정복지센터가 관내 저소득 여성 청소년 세대에 생리대를 지원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생리대 가격을 지적하며 취약 계층 여성 청소년들의 ‘생리 빈곤’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과거 취약 청소년의 ‘깔창 생리대’ 논란이 불거진 후 정부는 지원 대책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가격에 비해 지원이 부족해 기부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취약 계층 청소년들에게 기부받은 생리대를 지급하거나 정부 바우처를 통해 생리대를 지원하고 있다. 기부의 경우 후원처에서 후원하고 싶은 대상을 알리면 부산시가 적절한 대상자나 연계 기관을 검토해 배분하는 방식이다. 기부 물량과 시기가 일정하지 않아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 차원의 지원책은 2016년 ‘깔창 생리대’가 전국적 논란이 된 이후 마련됐다. 정부는 바우처 제도를 도입해 만 9~24세 취약계층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월 1만 4000원의 생리대 구매 바우처를 지급한다. 부산의 지원 대상자는 약 1만 6693명이다.
하지만 부산시가 기탁받는 생리대의 경우 기부량이 들쑥날쑥해 안정적으로 지원되지 않고 있다. 시에 따르면 시에 기탁된 생리대는 2021년 359박스였지만 2023년과 2024년에는 단 한 박스도 들어오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다시 250박스가 접수됐다.
현장에서는 기부와 바우처 금액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시중 생리대 가격이 4개입 기본형 기준 3900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한 달 생리 기간을 버티기에 시를 통한 기부나 바우처는 턱없이 부족하다. 상당수 취약 계층이 공공 지원만으로는 생리대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추가 기부나 개인 부담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해외 생리대와 비교하면 우리나라 제품이 40% 가까이 비싼 것 같다”며 “위탁 생산을 통해 일정 대상에게 무상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해보라”고 말했다.
신미라 성평등정책연구소장은 “시혜적인 기부에 생리 기간 불편이 좌우돼서는 안 된다”며 “생리대 지원은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한 국가의 책무라는 인식을 갖고 적절한 지원 금액과 방식을 고민하는 등 줄 거면 제대로 줘야 한다”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