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21명 남은 신선초 비롯… 내년 3월 초등학교 3곳 사라져
인근 영도 남항초등학교와 통합
괘법·봉삼초등학교도 내년 폐교
올해 2곳 포함 2년간 5곳 문 닫아
원도심 학령인구 급격한 감소 탓
학교 통폐합 불가피한 현실이라면
학습권 지킬 세심한 정책 필요해
재학생이 21명에 불과한 부산 영도구 신선초등학교가 내년 3월 남항초등학교와 통합된다. 신선초등학교 전경. 부산시교육청 제공
학령인구 감소에 맞닥뜨린 부산 지역에서 올해와 내년에만 초등학교 5곳의 폐교가 확정됐다. 학생 수가 급감하면 기본 교육여건 유지가 어려워지는 만큼 원도심을 중심으로 한 학교 재편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통폐합이 불가피하다면 학생들의 학습권을 세심하게 보호할 수 있는 지원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진다.
부산시교육청은 영도구 신선초등학교가 내년 3월 남항초등학교와 통합된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부산시서부교육지원청과 신선초는 지난 24일 통폐합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교육지원청과 학교 관계자, 학부모가 참석해 전입 절차와 통합 이후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서부교육지원청은 지난달 신선초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명회와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응답자의 76.2%가 찬성하면서 2026년 3월 1일부터 신선초 학생들이 남항초로 이동하는 통합 계획이 확정됐다.
최근 입학생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신선초의 재학생은 21명에 불과하다. 일부 학년은 복식 학급으로 운영되고 강당이 없어 체육 활동에 제약이 컸고, 급식도 인근 절영초와 공동으로 진행해야 했다. 반면 남항초는 지난해 그린스마트미래학교 리모델링을 마쳐 강당과 식당을 갖춘 상태다.
이말숙 부산시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은 “통폐합은 학교 수를 줄이려는 조치가 아니라 학생 학습권 보장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한 결정”이라며 “신선초 학생들이 더 나은 교육 환경에서 배우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선초 사례를 포함하면 내년 3월 부산에서 문을 닫는 초등학교는 모두 3곳이다. 사상구 괘법초등학교는 감전초등학교로, 영도구 봉삼초등학교는 중리초등학교로 각각 통합된다. 올해도 부산진구 주원초등학교와 가산초등학교가 폐교된 만큼, 올해와 내년에만 총 5곳의 초등학교가 사라지는 셈이다.
초등학교 통폐합의 가장 큰 배경은 학령인구 급감이다. 통폐합은 단순히 학생 수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지만 소규모 학교는 교원 배치와 시설 유지가 어려워 잠재 후보군에 오르기 쉽다. 부산 전체 616개 학교 가운데 151곳이 소규모 학교다. 부산은 읍면 지역인 기장군을 제외한 도시 지역의 경우 240명 이하인 초등학교를 소규모 학교로 분류한다.
특히 부산 원도심으로 꼽히는 동구·서구·중구·영도구와 부산진구 일부 지역은 대표적인 학령인구 취약지로 꼽힌다. KESS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부산 원도심(중·서·동·영도구) 초등학생은 1만 1263명으로 2005년 2만 8257명에서 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산 전체는 26만 5083명에서 13만 7882명으로 48% 줄었고, 전국은 402만 2801명에서 234만 5488명으로 감소해 42% 감소율을 보였다. 원도심의 감소세가 부산 전체나 전국 평균보다 훨씬 가파른 셈이다. 부산 지역 초등학생 수는 올해 13만 7882명이지만 교육부는 2030년 9만 4663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학령인구 감소가 이미 예견된 흐름인 만큼 통폐합 과정에서 학생의 학습권을 지키기 위한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지역 교육계 원로는 “통폐합은 피하기 어려운 결정이지만 학생이 옮겨가는 학교의 교육여건을 확실히 보완하고 통학 불편을 최소화하는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