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장중 1475원 찍어…코스피, 소폭 반등
13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증시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24포인트 오른 4170.63로 종료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아 13일 엔화 약세 영향에 장중 1475원까지 치솟았다가 급격히 방향을 트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종료로 투자심리가 살아나며 상승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거래일보다 2.0원 오른 1467.6원을 기록했다. 3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환율은 전날보다 3.3원 오른 1469.0원에서 출발해 가파르게 올랐다. 간밤 엔달러 환율이 155엔을 넘어서는 약세를 보인 데다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도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외국 주식 투자도 계속됐다.
환율은 오전 중 1475.4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4월 9일(1,487.6원)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다 미 연방하원이 연방정부 셧다운(일부 기능 정지) 해제를 위한 임시예산안 수정안을 통과시킨 10시 30분 무렵부터 상승폭이 축소됐고 한 때 1465.3원으로 전날보다 낮아졌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보다 0.01% 오른 99.556을 나타냈다. 미국 하원 예산안 통과 직전인 10시 27분께에는 99.586까지 오르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갑자기 하락한 것은 셧다운 종료로 달러 가치가 내리고 조만간 팩트시트가 발표된다는 보도가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 시점에 당국도 미세조정에 나섰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일본 정부 재정정책 기대감에 엔화 약세가 계속되고 이에 원화가 동조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엔달러 환율은 0.19% 오른 154.945엔을 기록했다. 장중 최고가는 155.013엔이었다. 최근 엔달러 환율은 지난 2월 이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뛰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역외에서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주변국인 일본 엔화에 동조되는 등 원화 가치에 부정적인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전날 인터뷰에서 원화 약세 배경으로 미국의 인공지능(AI) 관련 주가 변동성, 미국 정부의 셧다운, 달러 강세, 일본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미·중 무역 관계, 한미 투자 패키지 등을 거론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1480원대 정도로 오르면 국민연금의 환 헤지나 당국 개입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1480원대에서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나 당국의 미세조정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급격한 환율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장보다 20.24포인트(0.49%) 오른 4 170.63으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 대비 22.82포인트(0.55%) 내린 4127.57로 출발해 오전장에서는 보합권을 오르내리며 방향성을 탐색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오후 들어 반등 후 상승세를 빠르게 키워나갔다. 코스닥 지수는 11.86포인트(1.31%) 상승한 918.37에 거래를 끝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