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 시월’ 경제 효과 톡톡… 여름 휴가철보다 숙박 많았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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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기간 부산 방문객 약 43만
외국인 소비, 작년보다 34% 증가
숙박 연계 체류형 관광 전환 뚜렷
드론쇼 운영 미숙 등 개선점도

지난 9월 부산 광안대교 위에서 열린 ‘세븐브릿지 투어’ 개막식. 부산의 7대 교량을 잇는 새로운 관광 코스로 첫선을 보였다. 부산시 제공 지난 9월 부산 광안대교 위에서 열린 ‘세븐브릿지 투어’ 개막식. 부산의 7대 교량을 잇는 새로운 관광 코스로 첫선을 보였다. 부산시 제공

부산의 가을 축제 ‘페스티벌 시월’이 외국인 관광객과 소비 지표를 끌어올리며 ‘축제가 곧 경제’임을 입증했다. 전국 최고 수준의 성장세를 보인 이번 행사는 도시 전역을 무대로 한 체류형 관광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페스티벌 시월 기간 부산을 찾은 외국인은 약 43만 5000명으로 전년 대비 25% 늘었다. 전국 평균 증가율(8%)의 세 배에 달하며,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외국인 방문객 증가분의 4분의 1이 부산으로 몰렸다. 외국인 관광 소비 지출액은 327억 원으로, 전년보다 34.6% 늘어나 전국 평균(13.6%)의 2.5배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이번 행사에서 주목할 점은 숙박·외식 중심의 소비 구조 변화다.

일자별 지출 분석 결과, 페스티벌 시월 기간 숙박과 식음료 관련 지출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여름휴가철(7~8월)보다 숙박비 지출이 많았다. 축제 기간 집중된 콘텐츠와 야간 행사가 여행 동선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9월 평균 숙박 일수는 3일로,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해 여름철보다 길었다.

외국인 관광객 국적은 대만(19.1%), 일본(13.5%), 중국(12.3%) 순이었다. 특히 일본인의 비중이 늘며 K콘텐츠·체험형 여행을 중심으로 한 방문 패턴이 두드러졌다. 내국인 관광 소비도 3018억 원으로 8.1% 증가해, 증가액 기준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체류형 관광으로의 전환도 뚜렷했다.

7박 이상 장기 체류 관광객은 3.4% 늘었고, 외국인 전용 관광패스 ‘비짓부산패스’ 판매량은 전년 대비 71.2% 급증했다. 시는 “단순 방문객 확대를 넘어 숙박과 소비가 연계되는 실질적 관광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도시 전역을 아우른 ‘페스티벌 시월’은 올해 26개 주요 행사로 구성돼 총 93만 4000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부산국제영화제(23만 8000명, 전년 대비 +64.3%), 부산수제맥주마스터즈챌린지(+100%),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22.2%) 등 대형 행사가 흥행을 주도하며, 해운대를 넘어 원도심과 서부산권까지 관람객이 확산됐다.

경제 효과도 수치로 확인됐다. 한국은행 금융조사통계에 따르면 페스티벌 시월 기간 부산의 문화관광 소비심리지수(CSI)는 연중 최고치(98)를 기록했다. 축제 기간 숙박·식음료·교통 등 소비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시민과 상인의 체감 경기도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처음 선보인 ‘세븐브릿지 투어’와 ‘브런치 온더 브릿지’ 등 새로운 형식의 체험형 프로그램은 국내외 관광객의 관심을 끌며, 부산형 글로벌 콘텐츠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반면 일부 운영상 과제도 드러났다. 시는 “드론쇼 현장에서 운영이 다소 미숙했고, 행사별 예약 시스템과 안내를 통합한 전용 앱은 기대만큼 활용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통합 앱의 기능을 고도화하고, 현장 운영 매뉴얼을 보완하는 등 개선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현재 부산시 관광마이스국장은 “올해 부산은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대 규모로 늘며, 서울 중심의 관광 구조에서 벗어나 남부권 관광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며 “페스티벌 시월이 부산의 문화·산업·관광을 하나로 잇는 글로벌 허브 도시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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