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안정법’ 후폭풍…이 대통령에 찬사 연발, 몸 낮춘 정청래
이 대통령 재판중지법 제동에 ‘당정 갈등’ 수면 위
정청래, 이 대통령에 “A급”·두 손 악수…연일 찬사
민주 “당정 호흡 역대급으로 좋다” 갈등 확전 자제
부산시당위원장 경선 도화선…현·구 세력 갈등 불씨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5일 국회에서 21대 대선 백서 발간 시연회 직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의 ‘국정안정법 입법’ 제동을 두고 정부여당 간 엇박자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입법 드라이브를 주도했던 정청래 대표가 재차 이재명 대통령과의 관계가 건재하다는 메시지를 내며 한껏 몸을 낮추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당대표 비서실장은 5일 라디오에 출연해 ‘정 대표와 이 대통령의 호흡에는 문제가 없느냐’는 질문에 “두 분 사이 호흡은 역대급으로 아주 좋다”고 답했다.
한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국정운영 능력도 역대급이지만 대통령과 당대표 간 여러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당정대 관계는 S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현직 대통령의 형사 재판을 중지하는 ‘국정안정법’ 추진을 공식화한 지 하루 만에 대통령실이 직접 제동을 건 것을 두고 파장이 커지자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지난 2일 정 대표가 재판중지법을 ‘국정안정법’이라 명명하고 이달 본회의 처리 가능성까지 거론한데 대해 대통령실이 “이 대통령을 정쟁의 중심에 끌어넣지 않기를 당부한다”고 경고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당정 엇박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부산시당위원장 경선 당시 지도부가 친명계로 분류되는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을 컷오프시키고 친문계로 분류되는 변성완 위원장이 당선된 것도 ‘명청 갈등’ 단면이 드러난 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잇달은 논란으로 이 대통령 지지자를 중심으로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 정 대표의 ‘독주정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정 대표는 한껏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정 대표는 대선 백서 발간 시연회에서 이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다시 한번 강조하며 “어려운 외교 환경 속에서도 이재명 대통령께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신 점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이 대통령 시정연설을 두고 “A급”이라고 추켜세우고, 이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자 허리를 숙여 두 손으로 손을 맞잡은 바 있다. APEC 이후에는 이 대통령에 “참으로 똑똑한 협상가다. 자랑스럽다”고 거듭 극찬을 쏟아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정 갈등을 봉합하는 모양새지만 아직 불씨가 꺼지진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정 기싸움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날 김성태 전 국회의원은 대통령실의 ‘국정안정법’ 제동을 두고 “(대통령이) ‘정청래 당대표. 당신 혼자 경거망동하는 행동하지 마. 내 이름 팔지도 말라’ 그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대통령된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이재명은 보이지 않고 정청래만 보이는 그런 지금 현재 이 친정집을 곱게 볼 리는 없는 거 아니냐”면서 “바로 정 대표에게 가장 강력한 경고를 날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