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대한민국 문화 수도 부산을 확인해 볼까
제11회 밀다원 시대 문학제
7일 영화체험박물관서 개막
문인극·특강과 대담 등 열려
8일엔 '곡예사' 문학 기행도
지난해 열린 10회 밀다원 시대 문학제 중 문학 기행 모습. 부산소설가협회 제공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은 정치, 외교, 경제, 문화 등 대한민국의 중심이었다. 특히 전국에서 모여든 예술인들이 중구 광복동 일대 다방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문화예술의 꽃을 피웠다. 화가 이중섭과 김환기, 작가 김동리와 황순원 등 갈 곳을 잃은 예술가들을 품은 곳이 다방이다. 다방에선 작가의 작품 발표회도 열렸고 예술적인 영향을 주고받았다.
그 당시 다방 중 대표적으로 꼽히는 것이 밀다원이다. 이 곳은 김동리의 단편소설 ‘밀다원 시대’에도 등장하며, 경남 통영 출신의 유명한 화가 전혁림이 피란 중 첫 개인전을 연 곳이다.
부산소설가협회가 매년 11월 개최한 밀다원 시대 문학제가 올해 11회를 맞이한다. 올해 문학제는 오는 7일과 8일 이틀간 부산영화체험박물관을 비롯한 중·서구 일대에서 열린다.
제10회 밀다원시대 문확제 세미나 모습. 부산소설가협회 제공
먼저 7일 오후 1시 30분 부산영화체험박물관 다목적 영상홀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후 2시에 소설 ‘밀다원 시대’ 문인극이 펼쳐진다. 이후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강연이 이어진다. 구모룡 문학평론가가 ‘폐허 위의 축제-한국전쟁과 부산 모더니즘’을 주제로 강연하고, 이어 ‘피란수도 티키타가’라는 제목으로 임회숙 소설가와 배길남 소설가의 대담이 준비돼 있다.
마지막은 박진희 미술비평가가 ‘피란수도의 미술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다. 박 비평가는 올해 초 피란수도 부산 시절의 화가 이야기를 담은 <한국 근현대 화가들의 부산시대>라는 책을 출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지역의 예술문화 관련 책이 서울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가 되며, 피란수도 부산 시절의 문화 이야기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7일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오후 2시에 열리는 문인극이다. 부산소설가협회 작가들이 배우로 출연해 소설 ‘밀다원 시대’를 30분짜리 극으로 각색해 보여준다. 전문 배우는 아니지만, 작가로서 느끼는 문학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는 매력이 색다르다. 특히 부산을 대표하는 희곡 작가이자 극 연출 전문가인 김문홍 작가가 연출을 맡아 예사롭지 않은 문인극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작가는 올해 문인극을 준비한다는 말을 듣고 먼저 “내가 도와주겠다”고 선뜻 나섰다고 한다. 부산소설가협회 원로 회원이기도 한 김 작가는 평소 부산 소설가협회에 대한 애정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8일에는 부경근대사료연구소 김한근 소장의 안내로 황순원의 단편소설 ‘곡예사’ 문학 기행이 열린다. 부산 서구, 중구에서 소설과 관련된 장소를 직접 찾고 설명을 들으며 소설을 좀 더 가깝게 느껴보는 시간이다. 탐방 후 ‘부산의 소울 푸드’라고 불리는 돼지국밥으로 행사를 마무리 한다.
올해 밀다원 시대 문학제 운영위원장을 맡은 박향 소설가는 “부산 원도심 곳곳에 남아있는 문화수도 부산의 이야기를 눈과 귀,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이다”며 “부담 없이 행사를 찾아 즐길 수 있을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구체적인 행사 내용은 (사)부산소설가협회 홈페이지(bsnovel.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8일 열리는 문학 기행의 신청도 받고 있다. 5일 마감. 문학 기행은 무료로 진행된다. 010-9637-9898.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