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관세 협상속 4대 그룹 총수 방미 잇따라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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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정의선, 최태원 등 손정의 초청 방미
거대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논의
베선트 “10일내 무언가 도출”…관세협상 지원 해석
재계 회동 장소 트럼프 별장…트럼프 방문 가능성


정의선(뒷줄 맨왼쪽)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뒷줄 맨오른쪽) 삼성전자 회장이 15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미일 경제대화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정의선(뒷줄 맨왼쪽)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뒷줄 맨오른쪽) 삼성전자 회장이 15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미일 경제대화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교착상태에 빠졌던 한미 양국의 관세협상이 다시 진행중인 가운데 국내 4대 기업 총수들이 관세 협상 지원과 거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논의 등을 위해 잇따라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최근 삼성, SK, 현대차, LG 등 그룹 총수에게 미국으로 방문하도록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현재 한미일 경제대화 참석 차 일본에 머물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이날 미국으로 떠날 것으로 알려졌고, 구광모 LG 회장도 합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번 방문은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과 산업통상부 김정관 장관이 이날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하는 것과 시점이 일치해 한미 관세 협상을 지원하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 등이 미국을 방문해 양국 협상에 힘을 보탠 적이 있다.

한미 양국은 그동안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자금의 구체적인 운용 방안을 두고 입장차를 보였지만 최근 실무협상을 통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재무부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 약속과 관련한 이견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향후 10일 내로 무엇인가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베선트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그동안 한미 간 주요 쟁점으로 꼽혔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의 구성·방식과 대규모 달러화 조달에 따른 외환시장 안전장치 등 세부 사항에서 의견접근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소프트뱅크는 오픈AI, 오라클과 손잡고 미국 전역에 AI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하는 5000억 달러(700조 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손 회장은 프로젝트의 공동 설립자이자 의장 역할을 맡고 있다.

양사는 유수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합류시키며 'AI 동맹군'을 모으고 있다.

삼성과 SK그룹은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계기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이들 그룹은 스타게이트에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공급하는 동시에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신기술 개발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 총수들이 이번 손 회장과의 회동에서 스타게이트 협력을 구체화하고, 반도체 공급과 전력수급 등에서 추가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번 회동은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마러라고 리조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별장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동에 참석할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회동 장소를 볼 때 트럼프 대통령과의 깜짝 만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양국 정부 관계자와 재계 총수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것으로 미뤄 이달 말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이 열리기 전에 양국간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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