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3차 국감’ 추진하는 민주…끝없는 조희대 압박전
박지원, 추가 국감 가능성 시사…“대법원서 해야”
민주 법사위원들 일제히 ‘추가 대법 국감 필요성’ 주장
16일 법사위 국정감사도 시작과 동시에 파행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민들이 들어야 할 말을 하지 않았다며 대법원에 대한 3차 국정감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지원 의원은 16일 라디오에 나와 “(추가) 국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13일 국감 당시) 대법원장이 출석하고, 7명 의원의 질문을 경청했다. 여기에 대한 종합 답변을 마지막에 하기로 했는데 안 하고 갔다”며 “그렇기 때문에 (대법원) 현장 국감을 하며 어제도 몇 시간 동안 질문을 했는데, 대법원장이 의혹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고 4~5분 만에 질의를 ‘잘 참작해서 잘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박균택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대법원 관계자들이) 무성의한 모습을 보였다”며 “(이에) 추가로 국감을 다시 더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면서 마지막에 분위기가 좋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전날 대법원 현장 국감에서도 대법원 추가 국감 요구가 잇따라 나왔다. 대법원 현장 국감을 마친 뒤 김기표 의원과 김용민 의원은 “의문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추가 국정감사를 요구했다.
이에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공감하고 추후 논의해보겠다”고 말해 대법원 3차 국감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앞서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전날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개입 의혹을 확인하겠다며 대법원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검증에 착수했고,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불참했다.
전날 오전 10시 8분부터 시작된 현장 국감에 나오지 않았던 조 대법원장은 국감 종료를 앞둔 오후 8시 30분께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현장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위원님들께서 해 주신 귀한 말씀을 토대로 국민의 기대와 요구가 무엇인지 세심하게 살펴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겠으며 본연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무리 발언을 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파기환송 판결에 대한 구체적으로 답변해 달라”는 박지원 의원 요구에 대해서는 “누누이 말씀드렸다시피 재판 사항에 관한 것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조 대법원장은 마무리 발언 뒤 추미애 위원장의 이석 허가를 받아 오후 8시 58분께 국감장을 떠났다.
이날 열린 법사위 국감에서도 전날 대법원 현장검증 여야 충돌 여파가 이어졌다. 추 법사위원장은 이날 “(재판기록을 보려 했다는 국민의힘의 주장에) 지극히 유감”이라며 “대법원이 로그파일 제출에 불응해 현장검증이 필요했던 것이기에 이를 의결로 추인한 바 있다”고 밝혔다.
추 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에 대한) 대법원의 대선 개입 판결이라는 의혹이 강력하게 제기됐기에, 과연 7만 페이지에 이르는 기록을 대법관들이 보고 재판을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리 로그파일 제출을 요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야당이 항의하자 추 위원장은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당초 20분 정회가 예정됐던 국감은 1시간이 지나서야 재개됐다. 이 사이 양당 의원들은 각각 회의장 앞에서 상대 당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공방을 펼쳤다.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은 추 위원장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관 집무실을 직접 보겠다고 하는데, 국회의원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며 “법사위가 민주당 다수의 힘으로 삼권 분립 파괴, 법치주의 파괴하는 데 앞장섰기 때문에 우리는 응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