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극단 대결 치닫는 여야 정치권 추석 민심 귀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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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과 무관심에 부산 경제 뿌리째 흔들
절망적 상황 살펴 활성화 대책 서두르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석을 앞두고 2일 오후 전북 김제시 전통시장을 찾아 장보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석을 앞두고 2일 오후 전북 김제시 전통시장을 찾아 장보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추석 연휴를 앞둔 2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내 청년몰을 방문해 전통시장 청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추석 연휴를 앞둔 2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내 청년몰을 방문해 전통시장 청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바쁜 일상을 보내던 가족과 친지들이 모처럼 만나 이야기꽃을 피울 것이다. 정치권은 추석 민심을 선점하기 위해 연휴에도 민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추석 연휴 민심은 향후 국정과 정당 지지도는 물론 내년 지방선거 여론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민심은 싸늘하다. 여야는 연휴 직전까지도 김현지 비서관 인사 논란, 종교인 동원 의혹, 조희대 청문회, 검찰청 폐지 등의 사안을 놓고 극단 대결에 몰두했다. 더욱이 부산 등 지역 경제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불황과 정치권의 날선 공방, 관세협상 난항 등에 따른 불안감과 불만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여야는 2일부터 추석 민심을 겨냥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등 의원들은 이날 용산역 대합실에서 귀성객들을 만났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등은 이날 서울의 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벌였다. 부산 여야도 부산역에 집결해 본격적인 추석 민심 잡기에 나섰다. 이날 발표된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2주 전보다 2% 포인트 하락한 57%를 기록했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이 41%, 국민의힘 22%를 기록했다. 여야 모두 이번 추석 연휴를 지지율 반등 계기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겸허한 자세로 국민과 지역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 기울이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여야가 소모적 정쟁을 되풀이하는 동안에도 부산 경제는 끝없이 추락 중이다. 공실이 늘어가고 소상공인들은 하루하루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등 모든 경제 지표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까지 부산 기업 파산은 전년보다 34%, 법인회생은 16% 각각 증가했다. 지역 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지역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려고 해도 벤처기업 10곳 중 7곳은 수도권에 쏠려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4년간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한 477개 기업 중 부산행을 결정한 업체도 19곳에 불과하다. 현 정부가 지역 균형발전을 계속 외치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은 효과를 전혀 체험하지 못하는 절망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민생과 지역 경제 활성화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추진 결정 등으로 인해 부산 지역 경제 회생과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은 무척 높다. 그러나 제조업 위주 산업 구조가 한계에 도달하다 보니 당장 지역 경제를 견인할 동력 자체가 부족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굵직한 국정 현안들은 결실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 동남권 성장동력인 가덕신공항도 지지부진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부에서 수도권 일극화를 타파하기 위해 추진 중인 부산 미래 동력들의 의미마저 퇴색될까 우려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는 지역 활성화 방안 마련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여야가 연휴 동안 지역의 아우성을 제대로 살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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