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권·규슈 품는 트라이포트 허브… 글로벌 경제지도 바꾼다 [다시, 부울경 생존연대]
3. 핵심 인프라 가덕신공항
24시간 운영 여객·물류 관문공항
부산항 경쟁력에 항공·관광 결합
국경 초월 새 경제권 형성 기폭제
복합도시 등 공항경제권도 촉발
미래산업 연결 고리 '신성장' 주도
가덕신공항은 동남권을 대한민국의 새로운 발전 축으로 만들 기폭제이자 남부권과 일본 규슈권까지 이어질 초광역 경제권의 핵심 플랫폼이다. 24시간 운영하는 여객·물류 관문공항이 개항하면 동남권은 인천공항을 경유하지 않고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다. 공항 배후도시의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 조성과 주력 산업과 신산업을 아우르는 공항 경제권의 확장도 기대된다.
■트라이포트 갖춘 물류 허브로
가덕신공항이 개항하면 당장 동남권 여객은 인천공항 이용을 위해 연간 1조 2357억 원(2035년 기준)의 추가 접근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세계 2위의 환적항이자 세계 7위인 컨테이너항인 부산항의 경쟁력에 항공 물류가 결합된다면 동남권은 단숨에 세계와 경쟁하는 트라이포트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
부산연구원의 부산권 국제항공화물수요 조사 분석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김해공항의 영향권인 부산권(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 전남, 제주)에서 발생하는 수출입 화물량이 국내 전체 물량의 15.8%를 차지하는데, 이 물량의 99.1%가 인천공항에서 처리됐다. 그러나 대형 화물기의 장거리 직항 노선과 화물 운송에 제약이 없는 가덕신공항이 생기면 사정은 달라진다.
부산연구원 허윤수 부원장은 “동남아에서 인기인 경남 딸기도, 부산의 선용품 기업이나 킹크랩 유통 스타트업도 인천공항을 경유해서 수출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 낭비는 물론이고 시장 확장에도 한계가 있다”며 “가덕신공항은 동남권 초광역권이 공항과 항만, 철도를 갖춘 트라이포트 허브로서 글로벌 물류 기업을 유치하고, 새로운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라이포트 허브 기능을 지원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부산과 경남 김해시는 부산 강서구 죽동동·화동동 일원과 경남 김해 화목동 일원에 제조와 물류를 연계해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동북아 물류플랫폼’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중 공항과 인접한 화전동 일대 2.8㎢ 구간은 지난 2월 국토교통부의 지역전략사업으로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결정돼 관련 용역을 준비 중이다.
경남도의 가덕신공항 배후도시 구상에는 제조업과 관광 사업도 포함된다. 창원시 진해구 일대에는 수소에너지 기반 친환경 주건단지, 복합물류단지 등을, 거제시 장목리 일대에는 해양레저와 휴양, 의료관광, 마이스 기능을 갖춘 휴양 특화 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국경도 넘는 초광역 경제권 형성
가덕신공항은 단순한 인프라가 아니라 동남권 공동의 제조업 경쟁력을 토대로 새로운 산업의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 초광역권의 혁신을 이끌 수 있다. 실제로 인천은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후 운수업 중심의 서비스업이 급속히 성장하고 공항복합도시와 경제자유구역 조성의 영향으로 반도체와 의약품 등 신성장 산업이 수출 중심으로 성장했다.
가덕신공항이 촉발할 공항경제권은 가깝게는 공항신도시에서 시작한다. 부산시가 공항 주변 994만㎡ 부지에 추진하는 공항복합도시는 주거와 상업, 업무, 물류 등 공항 배후 지원을 위한 구역과 신재생에너지 거점 단지, 해양리조트, 복합문화공간 등 관광·위락 거점 단지까지 3개 구역으로 나누어 개발된다. 현재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한 산업통상자원부 사전 자문 절차를 밟고 있다.
동남권 공항 경제권의 핵심 사업으로는 수소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와 미래 모빌리티, 콜드체인 산업 등이 꼽힌다. 부산의 대한항공 테크센터와 제2에코델타시티에 추진하는 우주산업 클러스터는 울산의 미래 차 산단과 경남의 항공국가산단, 더 나아가 광주의 자율주행 부품단지까지 연결해 남부권을 도심항공교통(UAM)과 미래 차를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글로벌 거점으로 키울 수 있다.
항공 물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첨단산업과 온도가 중요한 콜드체인 산업도 잠재력이 크다. 전력반도체, 자동차전장부품, 첨단기계부품, 첨단소재와 바이오, 신선식품이 해당된다. 김해연구원 김재원 원장은 “가덕신공항이 생기면 항공 물류까지 취급할 수 있게 돼 의약품, 반도체, 신선식품과 같이 신속히 옮겨져야 하는 품목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가덕신공항 공항경제권의 범위는 국경을 넘어 일본 규슈권까지 확장된다. 규슈권은 자동차 부품과 정밀기계, 관광산업 등 동남권과 산업 연관성이 높을 뿐 아니라 일본 반도체 산업의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지역이다. 일본 자국 공항보다 가덕신공항 접근성이 더 높아 양 지역의 수출입 기업 유치나 첨단산업 투자도 기대할 수 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