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윤 어게인’ 두고 당권주자 충돌
국힘 8·22 전대 합동연설회, TK서 시작
김문수·장동혁 “이재명 정부 맞설 후보 필요”
안철수·조경태 “극우와 선 긋고 중도 확장해야”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8일 보수 진영 핵심 지역인 대구·경북(TK)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과 ‘찬탄’(탄핵 찬성) 구도로 맞섰다. 당원 비중이 높고 투표율도 높은 TK 지역 특성을 의식한 후보들은 대여 투쟁력을 강조하면서도, 윤 전 대통령 지지층과의 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이날 합동연설회에서 반탄파인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분열 없는 통합을 강조한 반면, 찬탄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소위 ‘윤어게인’ 세력과의 절연과 인적 쇄신을 촉구했다.
김 후보는 “우리 당 국회의원 107명이 더는 분열하면 개헌 저지선이 무너지고 이재명 총통은 4년 연임제 개헌으로 장기 집권을 할 것”이라며 “이재명 독재를 반대하는 모든 국민과 우리는 손을 잡고 국회뿐만 아니라 전국 방방곡곡에서 ‘반이재명 독재 투쟁’을 전개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대표로 뽑힌 정청래는 미국 대사관저를 담을 넘어 폭탄을 던지고 시너를 던져 불을 지른 극좌 테러리스트 아닌가”라며 “지금 우리가 싸워야 할 것은 반미, 친북, 극좌, 반기업 부패 세력이고, 당 내부가 단합해 민주당과 힘차게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후보는 “부끄러운 것은 스스로 탄핵의 문을 열어줬던 사람들이 탄핵을 반대했던 당원을 향해 ‘극우다, 혁신의 대상이다’ 큰소리를 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라고 41%의 지지를 모아줬지만, 여전히 싸우지 않고 윤 전 대통령 탓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직 대통령이 다시 구속되고 인권이 유린당하고 있지만 혹시나 내란 세력으로 몰릴까 절연하자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면서 “장동혁이 분열을 막고 이재명 대통령을 다시 재판정에 세우며 당당히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김·장 후보를 겨냥해 “(대구를) 보수의 심장이라고 말만 하지만 극단적인 선동가들 앞에서 굽실대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며 “지역민들이 모아준 자산을 탕진하고 파산시킨 분들이 내가 ‘이재명 민주당과 더 잘 싸울 것’이라며 소리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탄핵에도 보수 핵심 가치인 법치주의는 내팽개치고 여전히 ‘윤어게인’을 신봉하는 사람들까지 전부 뭉치기만 하면 다 잘 풀릴 거라는 극단 세력의 대변자들이 대구·경북에 표를 맡긴 것처럼 손을 벌리고 있다”며 “당원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후보는 “탄핵을 반대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뜨리고 윤어게인을 부르짖을수록 국민의힘 지지율은 뚝뚝 떨어진다”며 “아직 우리 당은 정신 차리지 못하고, 윤어게인을 외치는 자들을 몰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당 행위를 일삼는 훼방꾼들을 몰아내지 않고서는 국민의힘에 미래가 없다”며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조경태가 혁신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고위원 후보 연설에서도 통합론을 두고 엇갈린 목소리가 나왔다. 신동욱 최고위원 후보는 찬탄파 후보를 겨냥해 “우리 당 안에도 지금 민주당의 목소리와 같은 목소리를 내는 분들이 있다”며 “뭉쳐야 하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를 안고 싸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최수진 후보는 “더 이상 내부 총질이 아니라 똘똘 뭉쳐서 이재명과 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김근식 후보는 “계엄을 옹호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진 사람과 우리 당을 확실하게 분리해야 한다”며 “스스로 혁신하고 우리 스스로 바뀌어야 제대로 단합할 수 있고 제대로 투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