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경 원’ 시장 풀린다…트럼프, 퇴직연금에 가상자산 투자 허용
401(k)에 코인 포함 행정명령 서명
전체 코인시장 시총과 맞먹는 수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을 401(k) 퇴직연금 계좌에 포함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행정명령으로 한화 1경 원에 달하는 자금이 디지털 자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7일(현지시간) 미국 코인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401(k)는 미국의 퇴직연금 계좌 중 하나다. 현재 미국의 은퇴 연금 시장 규모는 43조 달러(한화 약 6경 원)에 이른다. 이중 약 9조 달러(약 1경 원)가 401(k)에 보관돼 있다. 이는 전체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번 행정명령은 가상자산 외에도 사모펀드나 부동산 등 대체 자산에 401(k) 계좌 투자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에도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가상자산 투자가 금지되진 않았다. 하지만 미국 노동부는 기존 지침을 통해 “401(k) 상품에 가상자산 옵션을 추가하려는 수탁자는 극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해 왔다.
해당 지침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5월 철회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통해 노동부가 새로운 지침을 마련하도록 함으로써 가상자산을 다른 투자 자산들과 동등한 위치에 놓이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나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가상자산의 높은 변동성을 이유로 회피하던 자산운용사들과 투자 관리자들의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기회로 전망했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소식에 즉각 반응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이 일제히 상승해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한때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11만 7595달러(약 1억 6325만 원)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11만 7000달러선을 웃돈 것은 이달 들어 처음이다.
주요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도 폭등했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전날보다 5.42% 오른 3905달러(약 540만 원)를 나타내며 4000달러선에 접근했다. 엑스알피(XRP·리플)는 24시간 전보다 10.94% 급등한 3.33달러(약 4620원)에 거래되며 3.3달러선을 탈환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