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의 시그니처 문화공간 이야기] 30년 만에 열리는 암스테르담 말러 페스티벌
아트컨시어지 대표
콘세르트헤바우(Concertgebouw)는 네덜란드어로 ‘콘서트홀’을 뜻한다.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바우는 음향이 뛰어나기로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공연장이다.
동명의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가 상주해 있는데, 1988년 네덜란드 여왕인 베아트릭스로부터 왕립 칭호를 받아 현재는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가 정식 명칭이다.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과 더불어 최정상급 오케스트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영국의 유명 클래식 잡지인 도이치 그라모폰에서는 RCO를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선정한 바도 있다.
2025년 5월 8일부터 18일까지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바우에서 열흘간 말러 페스티벌이 열렸고, 작곡가 말러에게 바치는 헌정의 의미로 정상급 오케스트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클라우스 메켈레가 지휘하는 RCO를 시작으로 이반 피셔의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파비오 루이지의 NHK 교향악단, 얍 판 츠베덴의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그리고 키릴 페트렌코의 베를린 필하모닉까지 열흘간 말러 교향곡 1번부터 10번 그리고 대지의 노래를 차례로 연주한다.
1920년 지휘자 말러의 콘세르트헤바우 데뷔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첫 말러 페스티벌 이후 암스테르담 관객들의 말러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고, 1995년 콘세르트헤바우에서 두 번째 말러 페스티벌이 개최되었다. 최고의 오케스트라들이 한자리에 모여 말러 교향곡 전곡을 연대순으로 공연했는데 이는 음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후 ‘말러 사이클’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연주단체에서 전곡 연주가 성행하기도 했다. 2011년에는 말러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에서 비슷한 포맷의 말러 페스티벌이 열려 화제가 되었다.
30년 만에 다시 개최되는 말러 페스티벌은 시작 전부터 화제였다. 2년 전에 오픈한 전 회 연주 티켓은 발매와 동시에 매진이 되었고, 실제로도 만석을 기록했다. 인기가 있는 말러 교향곡 5번의 경우, 추가로 연주회 일정을 만들어 같은 악단이 3시간 간격으로 하루에 두 차례 공연하는 진풍경도 연출되었다.
부러운 대목이다. 다음 달이면 부산시민공원 내에 부산콘서트홀이 개관해 지역에서도 본격적인 클래식 전문 공연장 시대가 열린다. 시범 공연과 개막 연주가 일찌감치 매진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콘서트홀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크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하드웨어가 완성되었으니, 본격적으로 내용을 구성할 차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