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에서 ‘조선통신사와 양산’ 특별기획전
16일~7월 27일까지 양산시립박물관에서 개최
통신사 행로에 있었던 양산의 역사적 역할 주목
통신사 수행한 화원이 그린 ‘달마도’. 국내 첫선
이번 기획전 중에 국제학술심포지엄 개최 눈길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조선통신사와 양산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특별기획전이 양산시립박물관에서 열린다.
양산시립박물관은 오는 16일부터 7월 27일까지 ‘조선통신사와 양산’ 특별기획전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기획전은 조선통신사의 외교적 여정과 문화적 성과를 조명하는 동시에 통신사 행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양산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또 양산시가 조선통신사 거점 역할을 했던 용당역을 중심으로 ‘삼룡지심’을 테마로 하는 대규모 문화관광벨트 조성을 추진 중인 것도 한몫했다. 시는 민자 2300억 원을 포함해 3300억 원을 들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조선통신사는 일본의 요청으로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총 12차례에 걸쳐 조선 국왕이 일부 막부에 파견한 공식 외교사절단이다. 당시 동아시아의 평화와 문화 교류의 중요한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는 조선통신사의 여정을 따라 한양에서 일본 에도까지 이르는 경로와 각 경유지의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는 것이다.
2부는 양산에서의 활동과 지역 인물들의 활약상을 다양한 사료를 통해 소개한다. 3부는 통신사가 일본 문인들과 나눈 회화, 시, 서예 등의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양국 간 문화적 상호작용의 깊이를 살핀다. 4부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조선통신사 관련 기록을 통해 그 보존의 가치와 역사적 의의를 되새긴다.
전시품은 총 70여 점이 선보인다. ‘귀로도중도(육로 편)’와 ‘조선통신사 행렬도’ 등의 기록화와 함께 수행화원들이 그린 ‘수노인도’, ‘죽호도’도 전시된다.
특히 양산시립박물관은 당시 양국 간의 교류 양상을 다각도로 조명하기 위해 사가현립나고야성박물관, 아마가사키시립역사박물관, 국립해양박물관 등 국내외 기관과의 협의로 다양한 전시품을 확보해 개최 전부터 화제다.
실제 이번 전시회에서 일본 측의 요청으로 통신사를 수행한 화원 김명국이 그린 ‘달마도’를 선보인다. 달마도는 선종의 시조인 달마대사를 형상화한 것으로, 김명국 특유의 강렬하고 개성적인 필치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김명국의 달마도는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번 전시는 또 조선통신사가 일본으로 향하던 여정 중 양산이 담당한 역사적 역할에 주목한다. 제1차 통신사행이 이뤄진 ‘해사록(경섬·1607년)’과 ‘동사록(강흥중·1624년)’ 등에는 통신사 일행이 양산 용당역에 들러 점심을 먹고, 당시 양산군수와 황산찰방 등이 직접 이들을 맞이해 물자를 제공한 기록이 남아 있다.
이는 양산이 단순한 경유지가 아니라 중요한 외교 경로였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역의 역사적 위상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용철 양산시립박물관장은 “이번 전시회에서 일본에서 인기가 높았던 화원 김명국의 달마도를 통해 그의 예술성과 조선 화단의 위상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이번 특별전은 통신사 관련 귀중한 유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여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양산시립박물관은 이번 전시의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시 기간 중인 30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박물관 대강당에서 국제학술심포지엄도 개최할 예정이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