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췌 질환, 발견 어렵고 암 생존율도 낮아”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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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민병원 간담췌센터

서구 식습관과 노화로 급증 추세
타 장기 둘러싸여 검사도 힘들어
복통·체중감소·황달 등 주요 증상
해운대부민, ERCP 1000례 돌파
검사와 동시에 치료 가능한 이점
부산부민 내시경초음파 검사 가능

해운대부민병원 강대환 병원장이 내시경 역행 담췌관 조영술(ERCP)을 하고 있다. 췌장암은 담낭·담도암과 함께 5년 생존율이 매우 낮은 암으로 꼽힌다. 다른 장기에 둘러싸여 진단도 쉽지 않다. 해운대부민병원 제공 해운대부민병원 강대환 병원장이 내시경 역행 담췌관 조영술(ERCP)을 하고 있다. 췌장암은 담낭·담도암과 함께 5년 생존율이 매우 낮은 암으로 꼽힌다. 다른 장기에 둘러싸여 진단도 쉽지 않다. 해운대부민병원 제공

담낭과 췌장 질환의 발병 빈도가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담석증 환자가 2011년 약 11만 명에서 2023년에는 2배 이상인 27만 명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담낭·담도암도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7617명이 발병한 것으로 집계됐다. 췌장 낭종질환이 무서운 속도로 늘어남에 따라 췌장암 발병률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췌장암의 국내 연간 발생자 수 역시 2023년 기준 8872명에 달했다. 그렇지만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워 5년 생존율이 10대 암 중에서 가장 낮은 15.9%에 불과했다.

■담도암, 췌장암 발견이 어려운 이유

담낭·담도암과 췌장암은 초기 단계에서 증상이 별로 없어 일반적인 건강검진으로 발견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건강검진에서 담관이나 췌장의 병변을 직접적으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부산부민병원 간담췌센터 김형욱 의무부원장은 “담낭·담도암과 췌장암은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고, 있다고 해도 소화기 계통 다른 부위에 문제가 있을 때와 뚜렷이 구분이 안 돼 조기 발견이 매우 힘들다. 특히 담낭과 췌장이 다른 장기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접근이 어려워 검사도 잘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런 이유로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되었을 경우가 많다.

담낭·담도암은 초기에는 복통이나 간기능 검사상의 이상만 나타난다. 주로 명치나 오른쪽 상복부 부위에 통증이 나타난다. 간혹 담석증이 있는 것으로 오인해 담낭을 절제한 후에야 암이 발견되기도 한다. 체중감소, 피곤함, 식욕부진,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황달은 종양이 담도에서 십이지장으로 이어지는 부분을 폐쇄하면서 발생한다.

췌장의 낭성종양, 이른바 물혹은 대부분 양성이다. 간혹 처음부터 악성이거나, 처음에는 양성이었다가 악성으로 바뀌기도 한다. 췌장암의 대표적인 증상도 복통, 체중감소, 황달 등이다.

■ERCP, 진단과 동시에 치료

담낭이나 췌장과 관련된 질환이 의심될 때 시행하는 검사가 ERCP이다. 내시경 역행 담췌관 조영술이라고 하는데 내시경과 엑스선을 이용해 담낭, 담도, 췌장, 췌관의 문제점을 찾아내는 시술이다.

보통의 위내시경이나 대장내시경과는 달리 십이지장 유두부를 통해 담관과 췌관을 조영하고 검사한다. 접근 경로가 복잡해 충분히 수련을 받은 전문의에게 시술을 받아야 한다.

가장 흔하게 시행되는 경우는 급성 담관염이다. 담석이 담관을 막을 경우에 패혈증으로 진행할 수 있어 빠른 시술을 통해 담석을 제거해야 한다. 담석으로 인해 발생한 급성 췌장염에서도 이 시술이 필요할 수가 있다.

그리고 췌장암, 담도암 등으로 담관이 막힌 경우에는 황달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도 시술을 통해 담관에 스텐트를 삽입해서 황달을 해소한다.

그 외에도 담도의 협착 또는 폐쇄가 나타났을 때, 간에 이상이 생겨 황달이 나타날 경우, 담도나 췌장의 염증이나 담도 출혈이 발견될 때, 췌장 낭종이나 염증성 질환의 치료가 필요할 때 시술을 할 수 있다.

ERCP는 검사와 동시에 치료가 가능한 이점이 있다. 특정 질환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진단 기능과 함께 이상이 발견되면 즉시 시술을 통해 치료가 이루어진다. 담낭이나 담도를 검사하다가 담석 제거, 담즙 배액, 조직 검사 등의 치료적 처치를 동시에 수행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내시경 역행 담췌관 조영술은 환자에게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 줄 뿐만 아니라 수술의 부담을 줄여 주는 장점이 있다. 다만 조영술 과정에서 출혈, 감염, 담관 협착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해운대부민병원 강대환 병원장은 “ERCP는 복잡한 담도와 췌장 질환의 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적절한 시기에 전문의의 손에 의해 시행될 때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간담췌센터-특수내시경 검사 진행

노화와 식습관 등으로 인해 담낭 췌장 관련 질환이 크게 늘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간담췌센터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해운대부민병원은 지난 2022년 7월 간담도췌장이식센터를 개소했는데, 오픈한 지 2년 만에 ERCP 1000례를 달성했다. 센터 내에서 고난도 휘플수술과 간세포암 수술까지 거뜬히 성공시키면서 간담췌 질환 특화 병원으로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대통령 주치의를 역임한 바 있는 강대환 병원장은 췌장암, 담도암 등 복잡한 질환의 치료에서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췌장 담도질환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왔으며, 미국 워싱턴주립대학 교환교수로도 활동한 바 있다. 이태범 센터장은 간담췌외과 분과 전문의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소침습 수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부산부민병원은 지난 7월 김형욱 의무부원장과 심재룡 간담췌센터장을 주축으로 간담췌센터를 개설했다. 센터에서는 췌장 및 담도 질환의 내시경적 치료와 외과적인 복강경 수술 등을 전문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김형욱 의무부원장은 췌장과 담도 질환의 치료내시경검사(내시경적 담석제거술, 내시경초음파 유도하 배액술), 특수 내시경 검사(ERCP, 내시경초음파, 소장내시경검사) 등이 전문이다. 양산부산대병원 소화기센터장을 맡기도 했다.

내시경에 초음파를 부착한 EUS 장비를 갖추고 있어 내시경초음파 시술도 가능하다. 복부초음파로 접근이 어려운 부위까지도 가까이 접근해서 조직검사가 이루어진다. 약물치료가 어렵거나 고령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 치료에 적합하다.

간담췌외과 전문의인 심재룡 간담췌센터장은 국립암센터와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서 풍부한 임상 경험을 쌓은 바 있는데 최소침습 수술에 능하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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