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셋 역대 최고 성적 올린 사격… 아직 속사권총 ‘한 발’ 더 남았다
양지인 25m 권총서 깜짝 금메달
슛오프 접전 끝 시상대 정상 올라
금 셋·은 둘로 런던 대회와 동률
남 속사권총 메달 추가 획득 기대
사격 25m 권총 경기에서 양지인(21·한국체대)까지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대한민국 사격 대표팀이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아직 메달을 기대하는 종목인 남자 속사권총 경기가 남은 만큼 역대 최고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사격 25m 권총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양지인은 대표팀 내에서 기복 없고 대담한 선수로 유명하다. 그런 양지인에게도 첫 올림픽은 쉽지 않은 자리였다. 양지인은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나 “심장이 너무 떨려서 ‘이게 올림픽이구나’ 이런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결선에서 경기 초반부터 1위로 치고 나간 양지인은 순위표 꼭대기를 지키며 실력을 뽐냈다. 경기 막판에 프랑스의 카밀 예드제예스키가 맹추격해 동점으로 10시리즈 사격을 마쳤으나, 슛오프에서 4-1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양지인은 상대 선수를 응원하는 홈팬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양지인은 “슛오프 가서 엄청 마음이 흔들렸지만 그래도 할 건 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열심히 훈련했으니까 그게 헛되지 않도록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침내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울려퍼지자 그제서야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양지인은 “파리(올림픽)에 태극기를 올려서 정말 기쁘다. 솔직히 부담 많이 됐는데 태극기가 올라가니 싹 씻겨 내려가더라”면서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금메달을 발판삼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양지인이 금메달을 추가하며 사격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수확했다. 양지인에 앞서 여자 공기권총 오예진(19·IBK기업은행)이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여자 공기소총 반효진(16·대구체고)이 두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공기권총 김예지(31·임실군청)와 공기소총 혼성 박하준(24·KT)과 금지현(24·경기도청)도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는 종전 올림픽 최고 성적인 2012 런던 대회와 동률이다. 12년 전 런던에서는 ‘사격 황제’ 진종오가 50m 권총, 공기권총 10m에서 2관왕에 올랐으며, 김장미가 25m 권총에서 깜짝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종현이 50m 소총3자세, 최영래가 50m 권총에서 은메달을 각각 따내며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로 내리막을 걸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연이어 금빛 총성을 울리며 저력을 드러내고 있다. 또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 대부분이 젊은 선수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성적에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이번 올림픽에는 세 번의 사격 경기가 더 남아 있어 런던 대회의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남은 경기는 남자 속사권총, 스키트 여자 개인전, 스키트 혼성 단체전이다.
특히 남자 속사권총은 대표팀에서 메달을 기대하는 종목이다. 송종호(34·IBK기업은행)와 조영재(25·국군체육부대)가 출전한다. 한국 속사권총 간판이자 현재 세계 랭킹 4위인 송종호는 올해 카이로 사격 월드컵과 바쿠 월드컵에서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했다. 또 조영재는 숱한 경쟁자를 제치고 대표 선발전을 통과할 만큼 상승세가 두드러져 촉망받는 선수다. 속사권총 결선은 5일(한국시간) 열린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