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유엔 특별연설 "내일의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
사진제공=유니세프한국위원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제75차 유엔 총회에 특별연사로 나서 전세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BTS의 유엔 연설은 2018년 9월 유엔총회 당시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니세프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 출범 총회 이후 2년 만이다.
이번 영상은 UN Web TV와 UN 유튜브 채널, 한국 외교부 페이스북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송출돼 전 세계인들이 함께 시청했다.
방탄소년단은 '자신을 사랑하자'는 'LOVE MYSELF' 캠페인의 연장선상에서 공개한 메시지를 통해 절망에서 벗어나 서로를 향한 따뜻한 연대로 '다시 새로운 세상을 살아가자'는 뜻을 전했다.
우선 리더 RM은 2년 전 연설 당시를 회상하며 "대한민국의 작은 도시 일산의 소년이자 유엔 총회에 참석한 젊은이,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는 세계 시민으로, 나와 우리 앞에 놓인 무한한 가능성을 가슴 뛰게 상상했다"며 "그러나 그 상상 속에 코로나19는 없었다"고 운을 띄웠다.
지민은 "절망했다. 모든 게 무너진 것만 같았다. 할 수 있는 건 창밖을 내다보는 것뿐이었고, 갈 수 있는 곳은 제 방안뿐이었다. 그때 저의 동료들이 손을 잡아줬다. 함께 토닥이며, 무엇을 같이 할 수 있을까 이야기를 나눴다"고 회상했다.
슈가는 "오랜만에, 어쩌면 데뷔 후 처음으로 일상이 찾아왔다. 원했던 건 아니었지만,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월드 투어를 하면서 화려한 조명과 팬들의 환호 속에 서 있다가, 그날 밤 방으로 돌아오면 제 세계는 겨우 몇 평짜리 좁은 공간으로 변한다. 넓었던 세계가 순식간에 좁아지는 건 제게 굉장히 익숙한 경험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뷔는 "이번엔 예전과 달리 더 외롭고, 좁게 느껴졌다. 왜일까 한참을 생각했다. '아마도, 상상하는 것이 힘들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지금의 상황에 많이 답답하고 우울해졌지만, 메모를 하고, 노래를 만들며, 나에 대해 돌아보기도 했다"고 달라진 일상을 털어놨다.
제이홉은 "누가 먼저였는지는 모르겠다. 많은 감정을 끌어안고, 우리 일곱 멤버들은 함께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며 "우리의 삶은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정해진 답도 없다. 저 또한 방향만 있고 뚜렷한 방식은 없는 상태에서, 저와 우리를 믿으며 최선을 다하고 순간을 즐기며 이 자리까지 왔다"고 언급했다.
진은 "우리의 음악과 함께 사랑하는 멤버들과 가족, 친구들. 그동안 잊고 지냈던 나를 찾았다"며 "미래에 대한 걱정, 끊임없는 노력, 다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을 아껴주고, 격려해주고, 가장 즐겁게 해주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게 불확실한 세상일수록 항상 나, 너 그리고 우리의 소중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독려했다.
정국도 "불확실한 오늘을 살고 있지만 사실 변한 건 없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우리의 목소리로 많은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다면 우린 그러길 원하고 계속 움직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끝으로 RM은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스스로의 얼굴을 잊지 않고, 마주해야 하는 때"라며 "필사적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미래를 상상하려고 노력했으면 한다. 방탄소년단이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같이 가는 길에 별이 보이지 않는다면 달빛에 의지하고, 달빛마저 없다면, 서로의 얼굴을 불빛 삼아 나아가 보자"라며 "그리고 힘들고 지친 우리가 다시 꿈꿀 수 있기를. 좁아졌던 저의 세상이, 다시 드넓게 펼쳐지는 미래를 상상해보자. 언제나 깜깜한 밤이고 혼자인 것 같겠지만, 내일의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번 방탄소년단의 유엔 행사 참여는 2017년 유니세프의 아동폭력근절 캠페인 ‘엔드바이올런스(#ENDviolence)’ 협약 체결 이후 방탄소년단과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해 온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의 주선으로 이루어졌다. 이전 2018년에도 유니세프는 유엔 총회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의 글로벌 청년대표로 방탄소년단을 초대해 함께한 바 있다.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