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조 잭팟 터진 한화오션, 친환경 초대형 컨선 6척 수주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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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에버그린사와 16억 달러 계약
척당 2.6억 계약가 기준 역대 최고

대만 현지에서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이사(오른쪽)와 에버그린사 장옌이 회장이 LNG 이중연료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계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대만 현지에서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이사(오른쪽)와 에버그린사 장옌이 회장이 LNG 이중연료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계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이 한 번에 2조 원이 넘는 초대형 계약을 따냈다.

세계 최대 해운사 중 하나인 대만 ‘에버그린’사로부터 고부가 친환경 컨테이너선 6척을 역대 최고가에 수주했다.

에버그린사는 200척 이상의 선대를 운영하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 전문 해운사다. 에버그린이 한화오션에 선박 건조를 의뢰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앞으로 양사 간 탄탄한 파트너십을 통한 시너지를 모은다.

한화오션은 17일 공시를 통해 에버그린과 2만 4000TEU급 천연가스(LNG) 이중연료추진 친환경 컨테이너선 6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총액 16억 달러, 우리 돈 2조 3300억 원 규모다.

척당 2억 6730만 달러, 한화 3880억 원 상당으로 동급 컨테이너선 계약가 기준 역대 최고 금액이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400m, 너비 61.5m 크기로 한 번에 컨테이너 2만 4000개를 수송할 수 있는 초대형 선박이다.

특히, LNG 이중연료추진 엔진과 함께 축발전기모터시스템, 공기윤활시스템 등 한화오션이 자랑하는 최신 친환경 기술들이 대거 적용된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2만 4000TEU급 스마트 컨테이너선. 부산일보DB 한화오션이 건조한 2만 4000TEU급 스마트 컨테이너선. 부산일보DB

최근 조선업계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에 발맞춰 LNG와 차세대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 도입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이번 계약에 에버그린사가 상대적으로 비싼 이중연료추진선을 선택한 것도 환경 규제를 충족하면서 연료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한화그룹에 합류하며 영업력이 더욱 강화된 한화오션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에버그린사를 신규 고객을 확보하게 됐다.

에버그린사는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꾸준히 신조 선박을 발주할 계획이라 한화오션과 장기적인 비즈니스 관계가 기대된다.

게다가 이번 수주는 한국 조선업계에도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과거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은 한국이 주도했지만, 2022년을 기점으로 중국과 선가 경쟁에서 밀렸다. 낮은 인건비를 앞세운 중국의 저가 공세를 버티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한화오션은 차별화된 설계와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이번 계약을 성사시키며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대만 현지에서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이사(오른쪽에서 다섯번째)와 에버그린사 장옌이 회장(오른쪽에서 여섯번째)을 비롯한 양사 관계자들이 계약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대만 현지에서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이사(오른쪽에서 다섯번째)와 에버그린사 장옌이 회장(오른쪽에서 여섯번째)을 비롯한 양사 관계자들이 계약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실제 한화오션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2월 말 기준 클락슨리서치 통계를 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1만 7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은 358척이다.

이 중 한화오션은 단일 조선소 기준으로 가장 많은 72척을 건조해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트럼프 2.0’ 시대 개막도 한국 조선업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한화오션은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친환경 선박 개발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이사는 “우리의 기술력을 믿고 발주해 준 선주사에 감사드린다”며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초대형컨테이너선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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