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시철도 4호선 툭하면 운행 중단… 가중되는 승객 불편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올해 들어 두 번이나 멈춰 서
사소한 오작동에도 자동 정지
교통공사 무대책에 불신 고조
관리 체계 전반 재점검 나서야

무인 운전 시스템으로 운행되는 부산도시철도 4호선이 잇단 전동차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돼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17일 오후 부산도시철도 4호선 미남역에서 시민들이 전동차에 탑승을 하고 있는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무인 운전 시스템으로 운행되는 부산도시철도 4호선이 잇단 전동차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돼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17일 오후 부산도시철도 4호선 미남역에서 시민들이 전동차에 탑승을 하고 있는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도시철도 4호선을 운행하는 전동차가 멈춰서는 사고(부산일보 3월 16일자 10면 보도)가 반복되면서 부산교통공사가 도시철도 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철도 전문가들은 ‘무인 자동운전 시스템’을 적용한 4호선의 관리 체계 전반을 이번 기회에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7일 부산교통공사(이하 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15일 발생한 전동차 멈춤 사고에 대해 전동차가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기계 결함이 발생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원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5시 22분께 부산 도시철도 4호선 금사역에서 미남역 방면으로 달리던 열차가 갑자기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후속 열차 운행이 차단되면서 해당 노선 열차 운행은 약 2시간 동안 전면 중단됐다. 사고 이후 공사 측은 4호선 전 역사에 안전운행관리자를 투입해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공사 측은 “전동차 분해 작업을 통해 사고 원인을 하나하나 규명하는 단계에 있다”고 17일 밝혔다.

도시철도 4호선 열차 멈춤 사고는 2개월 전인 지난 1월에도 발생했다. 지난 1월 18일 오전 5시 10분께 4호선 금사~반여농산물시장역 구간을 운행하던 사전 점검 차량이 전원 공급 이상으로 비상 정지했다. 당시 전 노선이 1시간 40분가량 멈춰서면서 출근시간대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당시 사고 원인은 전동차가 지나는 전차선 볼트 조임 불량으로 발생한 전력 공급 문제였는데, 사고 두 달만에 비슷한 유형의 멈춤 사고가 나면서 4호선 무인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4호선은 2011년 개통 당시부터 기관사가 없는 완전 무인 운전 시스템을 적용했다. 완전 무인 운전 시스템을 적용하면 기관사의 개입 없이 자동화된 통신 시스템을 기반으로 열차가 운행된다. 열차의 출발, 가속, 정차, 문 개폐, 장애물 감지 등 모든 운행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열차가 통신 장애나 센서 오작동 등 사소한 결함이 발생해도 안전을 위해 자동으로 정지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열차 한 대가 멈추면 연계된 다른 열차들도 연달아 운행을 멈춰야 할 수밖에 없게 설계돼 있다.

더구나 돌발 상황 발생시 즉각적인 대응도 어렵다. 공사에 따르면 현재 4호선에서 전동차 사고가 나면 수동으로 조작해 이동해야 한다. 현재 공사 측은 4호선 전 역사에 기관사 운전면허를 소지한 인력만을 배치하고 있다. 그럼에도 열차가 1시간 이상 지연되는 경우는 막을 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반복되는 무인 전동차 사고에 대한 공사 측의 안일한 대처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철도기관사 출신의 한 교수는 “사고를 대비한 기관사 인력을 역마다 배치하고도 수 시간씩 대응이 지연되는 상황은 조직 운용 등 구조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비판했다.

동양대 철도경영학과 박민규 교수는 “무인 시스템의 특성상 문제가 발생하면 대응 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어 사전 예방 점검이 더욱 중요하다”며 “정기적인 유지보수 점검과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특히 전력 공급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보완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사 측은 4호선의 경우 자동화 시스템 탓에 완전한 관리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전동차 내에는 전기수신장치, 정차역과 선로 등에는 전기공급장치가 넓은 범위에 걸쳐 있다”며 “역사와 노선 범위에 따라 기기가 설치돼 있어 절연장치, 전원공급장치 등을 하나하나 점검, 제어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예방을 한다해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