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 떨어진 한미FTA 재개정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美 “상호관세 후 다시 양자협정”
韓 언급 없었지만 포함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6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2일부터 부과를 예고한 상호 관세와 관련, 일단 부과한 뒤 각국과 협상을 벌여 무역협정을 체결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이처럼 미국이 개별 국가와 각각의 협정을 체결할 의사를 밝히면서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도 새로운 협정 체결 준비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CBS 방송 인터뷰에서 상호 관세에 대해 “먼저 기준을 재설정한 다음, 이후 각국과 양자 협정을 체결해 무역이 공정해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0~40년 동안 우리는 다른 나라들이 무역에서 우리를 불공정하게 대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냉전 시기 동안 동맹국들이 번영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유럽연합은 경제 규모가 우리와 거의 비슷한데 왜 흑자를 보고 있느냐”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펼치고 있는 글로벌 관세전쟁에서 내달 2일 상호 관세로 선제공격하고, 이를 기반으로 무역 상대국과 협상을 통해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어 무역 질서를 재편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루비오 장관이 이날 한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역시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이라고 인식하고 있어 새 협정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더구나 한미 간 무역에서 한국이 매년 상당한 규모의 흑자를 보고 있는 현 상황은 미국의 시각에서는 불공정하게 비칠 수밖에 없어 거세게 개선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요구 내용과 압박 수위는 내달 2일 공개될 것으로 예고된 국가별 상호 관세에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후 한미는 양자 협상을 통해 이미 발효 중인 한미 FTA를 개정하는 수준으로 새 협정을 마무리 지을지, 기존안을 대체하는 새로운 협정을 체결할지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