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평수’ 앞세운 르엘 리버파크 센텀, 부산 부동산 견인하나
중대형 매매가 10년간 3배 올라
서울 이어 부산도 전고점 ‘회복’
분양가 ‘4600만 원’ 안팎 예상
지역 분양시장 반전 이끌 ‘대어’
다른 하이엔드 단지서도 관심
인구 구조에서는 1~2인 가구가 대세로 자리잡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여전히 중대형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며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도 ‘똘똘한 한 채’를 구입하면서 85㎡가 넘는 중대형 아파트 매매 가격이 10년간 3배 넘게 올랐다. 이에 부산 주요 입지에서 중대형 평형을 앞세운 대단지 아파트가 분양하면, 침체됐던 지역 분양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17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간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인 아파트 평형은 전용 85㎡ 초과 102㎡ 이하 중대형 평형이었다. 서울 지역에서도 해당 평형 평균 매매가격은 2014년 6억 2424만 원에서 2024년 18억 8701만 원으로 3배나 올랐다.
중대형 평형 가격 상승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와 대출 규제 강화 등이 주요 원인이 됐다. 코로나19 이후 집을 헬스장이나 사무실처럼 쓰는 이른바 ‘홈코노미’ 문화가 확산한 것도 한몫했다. 부산의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시장 침체에도 전고점을 빠르게 회복하는 매물은 주로 중대형 평형”이라며 “그만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5일 해운대구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 69평(68층) 매물은 29억 원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남구 용호동 더블유 역시 지난달 65평(22층)짜리 매물이 32억 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시장 침체에도 중대형 평형 아파트를 계획하는 건설사들이 먼저 분양시장 문을 열고 있다. 해운대구 재송동 옛 한진 컨테이너 야적장(CY) 부지에 들어서는 ‘르엘 리버파크 센텀’이 대표적이다. 전체 2070세대 최고 67층 높이 아파트 6개 동 규모인 르엘 리버파크 센텀은 60평형대 684세대, 50평형대 696세대, 40평형대 564세대, 30평형대는 120세대 등으로 40~60평형이 주를 이룬다.
건설사 측은 사업 부지가 부산 대표 상급지인 해운대구에 있고 해운대에서 최근 수년간 중대형 평형을 내세운 단지 분양이 없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롯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이 지방 최초로 적용돼 고급화 전략을 앞세우는 단지이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청담르엘’ ‘대치르엘’ ‘반포르엘’ 등 서울에서도 핵심 입지에만 적용된 브랜드다.
관건은 역시 분양가다. 르엘 리버파크 센텀 분양가는 평(3.3㎡)당 4600만 원 안팎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은 이르면 오는 5~6월께 진행될 전망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 시행사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는 이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겠지만, 입주 예정 시점인 5~6년 뒤에는 오히려 합리적인 분양가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올해 1~3월 부산에서는 2곳의 아파트 단지가 청약을 진행한 게 전부이고 청약 결과도 부진했다. 거제역 역세권에 위치한 ‘양우내안애 아시아드’는 경쟁률이 0.32 대 1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르엘 리버파크 센텀 같은 ‘분양 대어’가 지역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남천동 옛 메가마트 부지에 들어서는 ‘남천 써밋’ 등 여러 하이엔드 단지가 르엘 리버파크 센텀의 분양에 주목하고 있다”며 “분양 금액이나 규모 등 다방면에서 올해 부산 분양시장 성패를 좌우할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