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이어 포스코도 발 빼… 가덕신공항 구원투수 절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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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논란, 컨소 탈퇴 선언
“지역 숙원 내팽개쳐” 비난 자초
대우건설, 주관사로 참여 가능성

부산 강서구 가덕도. 김경현 기자 view@ 부산 강서구 가덕도. 김경현 기자 view@

현대건설에 이어 포스코이앤씨도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컨소시엄에서 탈퇴한다. 건설 현장에서 중대재해를 반복적으로 일으킨 탓에 당분간 인프라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한 상황에서 오히려 동남권 지역민들의 숙원 사업을 내팽개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10일 지역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컨소시엄에서 빠진다. 이르면 이달 중 진행될 부지 조성 공사 재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앞서 주관사였던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에서 빠진 뒤 두 번째로 탈퇴하는 건설사가 됐다.

당초 포스코이앤씨는 가덕신공항 컨소시엄에서 13.5%의 지분을 보유하며 현대건설(25.5%)과 대우건설(1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지분율을 갖고 있었다. 이에 따라 현재로는 대우건설이 컨소시엄의 주관사로 나설 가능성이 커졌고, 다른 건설 대기업들이 참여해야 안정적인 컨소시엄이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결정은 포스코이앤씨 송치영 신임 사장이 지난 6일 ‘광명~서울 고속도로 1공구’ 건설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당분간 인프라 사업 신규 수주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송 사장은 “당장의 경영 성과보다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앞서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들어 5건의 인명 사고를 내며 ‘건설업 면허 취소’라는 고강도 징계 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일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건설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네 번째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했던 지난달 29일에는 이 대통령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아니냐”고 질타하며 각 부처에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

지역에서는 포스코이앤씨의 보다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상대적으로 주택 사업 경험이 적었던 포스코이앤씨는 해운대구 더샵센텀파크와 엘시티, 연제구 더샵파크시티 등 부산에서 대단지 아파트를 잇따라 공급하며 1군 건설사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잇따른 중대재해 사고의 영향이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현대건설 탈퇴 이후 컨소시엄을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며 “대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지역을 내팽개치는 지금과 같은 행태를 제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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