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강 '친수공간' 변신, 부동산 시장 '호재'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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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 본격화
기재부, 민간투자 심의 통과
시설 지하화, 지상은 공원으로
악취·미관 저해 36년 '오명' 딛고
일대 주거 가치 상승 기대감

부산 수영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이 지난달 기재부 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본격 추진되자 ‘르엘 리버파크 센텀’ 등 신축 아파트는 물론 일대 단지에 문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수영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이 지난달 기재부 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본격 추진되자 ‘르엘 리버파크 센텀’ 등 신축 아파트는 물론 일대 단지에 문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건립된 지 36년이 넘은 부산 수영하수처리장을 현대화하는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일대 부동산도 함께 들썩인다. 센텀시티와 수영구 아파트 단지 일대를 연결하는 보행교인 ‘수영강 휴먼 브릿지’ 사업도 함께 추진되면서 수영강을 둘러싼 주거 가치가 점차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부산시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025년도 제2회 민간투자 사업심의원회’를 열어 수영하수처리시설 현대화 사업 등 5개 사업을 민간투자 대상 사업으로 지정, 의결했다.

수영하수처리장은 부산 최초의 하수처리시설이다. 수영만이 1988년 올림픽 요트경기장으로 선정되면서 수영만 수질 개선을 위해 건설됐는데, 지금은 36년이 지나 노후가 심각하다. 시설물이 오래된 탓에 방류수 수질을 지키기 어렵고, 여름철이나 비가 온 뒤에는 악취가 많이 나서 민원도 속출하고 있다.

한화가 주관사인 부산엔바이로주식회사는 이곳을 현대화하고 30년간 운영하면서 운영 수익을 가져가겠다고 제안했다. 하수처리시설은 현대화하고 지하화하는 동시에 지상 공간은 공원으로 만들어 체육시설, 복합문화공간, 잔디 광장, 전망 카페 등을 들여놓겠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5948억 원이며 2034년 5월 준공 예정이다.

이 사업은 단순히 하수처리장을 리뉴얼하겠다는 것을 넘어, 도심 속 문화 공간을 조성하고 수영강 권역의 도시 발전을 꾀하는 부산시 역점 사업 중 하나다. 이를 통해 수영강 일대가 온천천이나 광안리처럼 시민과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 친화 공간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현대화 사업 본격화 소식에 일대 부동산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특히 수영강변에 들어서 있거나 건립이 예정된 아파트 단지들에는 이 소식이 큰 ‘호재’로 떠올랐다. 수영하수처리장과 인접한 월륜교차로 주변에는 수영강변e편한세상, 센텀수영강푸르지오, 센텀리버SK뷰 등의 단지가 형성돼 있다. 센텀파크SK뷰(2028년 입주 예정)와 힐스테이트센텀더퍼스트(2026년 입주 예정) 등 신축 단지도 예정돼 있다.

수영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수영강 일대에서 러닝을 하거나 자전거 라이딩을 하는 이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지만, 하수처리장 때문에 동선이 단절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공원화 사업 본격화 소식을 듣고 발 빠르게 문의를 주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특히 이 일대 들어설 신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과정교를 따라 재송동 방면으로 넘어가면 옛 한진CY 부지에 들어서는 ‘르엘 리버파크 센텀’ 예정지와도 가깝다. 최고 67층, 2070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지방 최초로 롯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이 적용됐다. 지난달 분양에 나서 최고 경쟁률 116 대 1을 기록하며 지역 분양시장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아파트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공공기여 협상제’로 건립된다. 아파트 시행사인 백송홀딩스는 공공기여 형태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과 수영강 일대 아파트 단지를 잇는 수영강 휴먼 브릿지를 만들기로 했다. 길이 214m, 폭 7~18m로 도보와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다리다.

향후 이 보행교가 놓이면 수영구와 센텀시티 일대의 보행 접근성이 크게 향상돼 수영하수처리장 현대화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는 수영강 휴먼 브릿지를 활용해 부산시립미술관과 영화의전당, APEC나루공원, 수영팔도시장, 수영사적공원, 비콘그라운드, F1963 등을 연결하는 탐방로도 구축해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부산의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수영강의 경우 광안리나 해운대에 비해 휴식, 문화,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친수공간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수영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과 휴먼 브릿지 건설 사업이 완성되면 이 일대 주거 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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