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나가는 삼성전자 최대 노조…2대노조 향해 “교섭 배제” 협박성 발언
‘줄 세우기’ 압박 논란
파업 명분 흐리는 내부 충돌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총파업을 주도하는 최대 노조가 공동교섭에 참여하고 있는 2대 노조를 향해 사측과 교섭에서 배제하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총파업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날로 악화되는 가운데, 최대 노조가 나머지 노조를 향해 이른바 ‘줄 세우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삼성전자 노조 내부에서도 “최대 노조의 욕심으로 내부의 갈등이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는 전날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에 ‘조합원 의견수렴 활동에 대한 교섭배제 협박성 발언 유감 표명 및 사과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전삼노는 1만 7000여명의 조합원을 확보한 삼성전자 2대 노조다.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7만 3000여명이다. 공문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이 전삼노에서 세트(완제품) 사업부문인 DX(디바이스경험) 소속 조합원을 대변하는 이호석 지부장의 현장 소통 활동을 문제 삼으면서 사과하지 않을 경우 교섭에서 배제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삼노는 “이는 개인에 대한 공격을 넘어 DX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테이블에서 지워버리겠다는 행위”라며 “조합원 대표자의 직무를 위축시켜 노동자 간, 노조 간 신뢰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타 노조에 대한 경솔한 언행으로 대외적 신뢰를 실추시켰던 전례에 이어 이제는 내부마저 입막음하려는 태도에 우려를 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삼성전자에서는 초기업노조가 DS 부문에 대해서는 1인당 6억 원으로 예상되는 성과급을 요구하면서도 DX 부문에 대해선 별다른 요구를 내놓지 않으면서 노노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앞서 2300여명 규모의 삼성전자 3대 노조로서 DX 중심인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이하 동행노조)은 “노조가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 및 요청에도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며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에서 탈퇴했다.
사내 노조 간의 갈등이 확산하며 직원들 사이에서의 내부 균열도 본격화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직원들은 “DS(반도체) 중심 요구만 앞세운 채 다른 사업부 목소리는 무시되고 있다”는 불만을 갖고 초기업노조에서 탈퇴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실제 한때 7만 7000명을 넘었던 조합원은 노노 갈등 본격화와 함께 지난달 말부터 하루 최대 1000명에서 2000명 가까이 이탈하면서 최근에는 7만 3000명 수준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