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한창인 옛 부산외대 인근 “소음·먼지에 창문 못 여는데 기준치 아래?”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5분 이상 측정값 평균’ 규정에
민원 60건에 과태료 달랑 1건
주민들, 구청에 강력 대응 촉구

지난달 30일 부산 남구 우암동 주택가 인근에서 옛 부산외대 건물이 철거되고 있다. 김재량 기자 ryang@ 지난달 30일 부산 남구 우암동 주택가 인근에서 옛 부산외대 건물이 철거되고 있다. 김재량 기자 ryang@

부산 남구 우암동 옛 부산외대 부지 철거 공사장 인근 주민들이 두 달 넘게 소음과 먼지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해당 대학 부지는 2014년 이후 방치되다 올해 2월 철거가 시작됐다. 주민들의 소음·먼지 피해 민원은 하루에 한 번꼴로 민원이 접수될 정도로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현행 단속 규정에 막혀 실제 과태료 처분은 단 한 번에 그치고 있다. 주민들은 “창문도 제대로 못 열고 산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부산외대 개발 대책위원회는 지난달 남구청에 옛 부산외대 건물 철거 공사에 대한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고 7일 밝혔다. 위원회 소속 주민들은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부산외대 건물 철거 공사로 인한 소음과 먼지 날림 피해를 해결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남구청에 접수된 피해 민원은 60여 건에 이른다.

부산외대는 2014년 남구 우암동에서 금정구 남산동으로 이전했다. 대학이 이전한 부지는 이후 12년간 방치되다 지난 2월부터 철거 공사가 시작됐다. 철거 공사는 오는 2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이후에는 장마철 대비 배수 공사가 오는 7월까지 예정돼 있다.

주민들은 공사장에서 끝없이 들려오는 소음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관할 남구청은 접수된 민원에 따라 공사장 주변 소음 측정에 나섰지만 공사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한 건 지난 3월 단 한 차례뿐이다.

주민들은 이 같은 상황이 현행 주거 지역 내 주간 소음 규제 때문에 제대로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현행법상 주거 지역 내 주간(오전 7시~오후 6시) 소음 규제 기준은 65dB(데시벨)이다. 하지만 공사장 생활 소음 규제는 순간 최고 소음이 아니라 5분 이상 측정한 소음의 평균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때문에 공사장 소음에 따른 과태료 부과는 어려운 상황이다.

부산외대 개발 대책위원회 남상서 위원장은 “우리가 직접 측정할 때는 소음이 최대 80dB까지 올라가는데 구청에서 이를 측정하면 규정 아래로 나오는 경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공사 이전부터 구청에 우려를 표했지만 해결되지 않아 지금은 창문 열고 지내기도 어려운 상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소음뿐만 아니라 건물 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먼지 피해도 심각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공사 현장과 가까운 우암동 우암대진아파트와 영남빌로티 인근 주택 주민들은 남구청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철거 공사 현장 경계에는 6m 높이 방진망과 방음벽이 설치돼 있다. 또 먼지 날림을 줄이기 위해 철거 건물에 수직 안전망도 갖춰진 상태다. 건물 벽면에 철골 비계(구조물)를 놓고 그사이에 대형 마대를 씌우는 방식이다.

하지만 건물 상층부부터 철거되는 공사 특성상 철거 시 설치된 마대와 비계를 해체해야 한다. 이 때문에 먼지가 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남구청은 방진벽과 수직 안전망이 있어도 학교 부지가 워낙 고지대인 점이 주민 피해에 더 영향을 준다고 보고 있다. 또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공사 업체 지도를 이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남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주민들이 소음 측정을 원할 경우 바로 현장에 나가 측정을 진행하겠다”며 “공사 업체에 물을 수시로 뿌리도록 지시하는 등 피해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