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 금지’ 시행 어떻게? 일선학교 ‘기대 반, 걱정 반’
초중등교육법 개정 후속 조치
8월까지 학칙 개정 ‘뜨거운 감자’
규제 범위·벌점 등 입장 제각각
교사는 ‘관리 책임’ 부담 우려
교육청 “적용 가능 권고안 제시”
올해 3월부터 법 개정으로 학교 수업 시간 중 전자기기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이에 일선 학교는 수거 범위와 위반 시 벌점 등 관련 교칙 마련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달 말부터 열리는 학교별 운영위원회 등에서도 금지 대상 전자기기 범위와 보관 문제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24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부산 시내 각급 학교는 오는 8월 31일까지 수업 중 전자기기 사용에 관한 학칙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3월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의 후속 조치로, 수업 중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전자기기 사용의 전면 금지에 따른 것이다.
학칙 개정을 추진 중인 일선 학교에서는 제한 범위와 벌점 등 규정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초등학교의 경우, 스마트폰 수거가 가장 큰 쟁점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부산 지역 초등학교의 스마트폰 수거율은 23%로, 중학교 94%·고등학교 75%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러한 격차의 배경에는 자녀 연령에 따른 학부모들의 요구가 다르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부모들에게 스마트폰은 단순한 기기를 넘어 자녀의 위치를 파악하고 긴급 상황 시 연락할 수 있는 필수 도구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동래구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 A 씨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는 종종 쉬는 시간에도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물어오곤 해 수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학생들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가 대두되면서 “우리 학교도 다른 학교처럼 수거해달라”는 초등 학부모들의 요구가 늘어나는 추세다. 학부모 간 이견이 뚜렷한 만큼 학교운영위원회 등에서 스마트폰 보관 이슈는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고등학교에서는 학습용 태블릿PC의 수거 여부를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중·고등학교 학부모들은 면학 분위기 조성 요구가 높아 스마트폰 수거율이 높다. 하지만 인터넷 강의는 태블릿PC를 주로 이용하기에 수거를 하면, 인터넷 강의를 듣지 못할 수 있다. 그렇다고 스마트폰과 기능이 거의 같은 태블릿PC를 수거하지 않으면 게임이나 유튜브 시청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학교 측은 적절한 규정을 찾느라 고민 중이다.
부산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고등학생 중에는 쉬는 시간에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스마트 기기로 소통하는 것이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고 있어, 일괄 수거 시 반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학교별로 위반 시 벌점 등 징계 수위를 정하는 일도 과제다. 타 학교와 차이가 클 경우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전자기기를 전면적으로 수거할 경우, 학교폭력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스마트폰을 수거하는 학교에서는 ‘관리 책임’의 고충을 호소한다. 최신 스마트폰 한 대 가격이 1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학급당 인원을 20명으로 가정하고 이 중 절반만 고가의 폰을 쓴다 해도, 담임 교사 한 명이 매일 아침 1000만 원 이상의 고가 장비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현장 교사들은 사고 발생 시 모든 책임이 교사 개인에게 향하는 상황을 우려한다. 부산의 한 중학교 교사는 “수거 과정에서 액정에 미세한 흠집이라도 나면 학부모나 학생의 항의를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학교배상책임제’를 운영 중이다. 휴대폰 분실·파손 시 학교당 연 2000만 원, 대당 최대 100만 원을 보장한다. 하지만 이 역시 만능은 아니다. 시건장치(잠금장치)가 완비된 전용 보관함을 갖추고, 학교가 공식적인 관리 주체일 때만 보험 처리가 가능하다는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4월 학교운영위원회가 열리면 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 금지와 관련된 사안들이 구체화될 것”이라며 “휴대전화 관리와 관련해 학생생활규정 권고안 등을 제시해 각 학교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