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털고 나오라”는 비판에 田 “판단은 합수본이” [전재수 피의자 소환 국힘 총공세]
보좌진 증거 인멸 의혹도 제기
도덕성 검증 선거 핵심 의제로
뒤늦은 소환 정치권 해석 분분
민주당 경선 영향 제한적일 듯
한·일 해저터널 건설 사업 추진 등을 대가로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검·경 합동수사본부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교와 정치적 유착 의혹을 둘러싼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유력 후보인 전재수(부산 북갑) 의원의 사법 리스크가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의 핵심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수사 진행과 동시에 야권의 공세가 집중되면서 이번 선거 구도가 도덕성과 사법 리스크 검증 국면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양상이다.
합수본은 지난 19일 전 의원을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약 18시간에 걸친 고강도 조사를 진행했다. 전 의원은 2018년 통일교 측으로부터 한·일 해저터널 사업 관련 청탁과 함께 현금 2000만 원과 1000만 원 상당 시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합수본은 통일교 내부 문건과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과정에서 보좌진의 증거 인멸 의혹까지 제기되며 정치적 파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최근 합수본 조사에서 전 의원 지역 사무실 관계자가 압수수색 직전 PC 하드디스크를 외부에 버렸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증거 인멸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 의원 지역 보좌진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역구 사무실 PC 하드디스크를 인근 밭에 버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본은 국회와 지역 사무실 관계자 모두를 대상으로 관련 정황을 조사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소환 조사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합수본이 뒤늦게 소환에 나선 것이 선거 전 의혹을 정리하려는 포석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수사 결과가 ‘혐의 없음’이나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날 경우 전 의원의 부산시장 선거 행보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반면 금품수수 혐의가 인정돼 기소로 이어질 경우 전 의원은 선거 기간 내내 사법 리스크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설사 당선된다 하더라도 재판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야권은 전 의원에 대한 집중 공세에 나섰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20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금 본인이 걸려있는 문제(통일교 금품수수 의혹)를 깨끗이 털고 나오는 게 시민에 대한 도리”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주진우(부산 해운대갑)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전재수 지역 보좌진은 ‘PC를 밭에 버렸다’ 했고, 서울 보좌진은 문을 잠근 채 세단기로 문서를 갈았다”며 “전 의원의 지시 없이 가능하냐. 압수수색 정보는 어떻게 알았느냐”고 직격했다. 개혁신당 정이한 부산시장 예비후보도 기자회견을 열고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하드디스크 폐기 정황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청했다.
이처럼 야권이 전 의원 통일교 유착 의혹에 대해 총력 공세를 펴는 배경에는 이번 사안이 단순 개인 의혹을 넘어 부산시장 선거 판세를 흔들 핵심 변수라는 판단이 자리한다.
반면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향후 민주당 차원에서 경선이나 공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당내에서 전 의원을 대체할 만한 인물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 교체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크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말 통일교 의혹이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전 의원은 최근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며 여전히 당내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통일교 의혹에 대해 전 의원이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거나 그에 걸맞은 대응을 못할 경우 현재의 ‘대세론’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수사 이슈가 장기화될 경우 부산시장 선거 의제 자체가 정책 대결에서 도덕성 검증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크다. 합수본의 추가 수사와 수사 결론이 언제, 어떤 형태로 내려지느냐에 따라 시장 선거 흐름 역시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 의원은 조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를 나서며 “18시간 동안 모든 의혹에 대해 아주 소상하게 설명했다”며 “판단은 합수본에서 할 것이라 보고,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