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법원, 2심서도 통일교 해산 명령… 청산 절차 돌입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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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헌금 권유' 1심 판결 유지
해산 명령 효력… 역대 3번째
교단 "특별항고 등 싸움 계속"

다나카 도미히로(왼쪽) 통일교 일본 지부장이 지난 2022년 도쿄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 피습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며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나카 도미히로(왼쪽) 통일교 일본 지부장이 지난 2022년 도쿄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 피습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며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법원이 고액 헌금 수령 등 논란에 휩싸였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에 해산을 명령했다.

4일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도쿄고등법원은 이날 열린 즉시 항고심에서 일본 문부과학성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해산 명령 청구에 대해 해산을 명령한 도쿄지방법원의 1심 판결을 유지했다. 교단 측의 즉시 항고는 기각했다.

법원은 신자들이 불법행위인 헌금 권유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재산상의 손해나 정신적 고통이 발생했다고 지적하며, 해산 명령 요건인 ‘법령을 위반해 공공 복지를 훼손했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교단이 실효성 있는 대책을 자발적으로 취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고 해산을 명하는 것은 부득이하다고 봤다.

앞서 지난해 3월 1심 재판부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 1980년대부터 1500명 이상에게 헌금을 강요해 204억 엔(1915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헌금 권유 행위의 태양도 악질적이다”고 밝혔다. 불법적으로 얻은 헌금 수입을 종교법인이 관리하며 세제상의 우대를 받은 데다 다수의 피해에 근본적인 피해를 강구하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교단 측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으나, 해산 명령을 막지는 못했다.

이날 판결로 해산 명령의 효력이 발생해 본격적인 종교법인 청산 절차가 시작된다. 법원이 선임하는 청산인이 교단 재산을 조사·관리하고, 헌금 피해자에 대한 변제 등이 시작된다. 종교법인 자격은 상실되고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종교법인법 위반을 이유로 한 해산 명령은 1995년 지하철에서 사린가스 테러를 벌였던 옴진리교, 2002년 고액 헌금 사기사건을 벌였던 묘카쿠지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서 2건의 해산 명령은 형사 사건화된 범죄 행위가 이유가 됐다. 막대한 피해를 초래한 헌금 권유를 민법상 불법 행위로 보고, 이를 이유로 해산 명령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단 측은 대법원에 상고할 전망이다. 만약 대법원이 2심서 확정된 해산 판단을 뒤집으면 청산 절차는 중단된다. 교단 측은 이날 판결 이후 “부당한 사법 판단을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며 “특별항고를 포함해 싸움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일본 정부는 해산 명령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가 측 주장이 인정됐다고 본다”며 “관계 부처에 피해자 구제에 필요한 대응을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법원의 감독 아래에 청산 절차가 적절히 진행돼 조속히 피해자 구제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 가진 재산은 2022년 기준 1181억 엔(약 1조 1000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총을 쏴 살해한 범인이 자신의 어머니가 통일교에 거액을 기부해 가정이 엉망이 됐다고 범행 동기를 밝히면서 교단의 고액 헌금이 문제로 떠올랐다. 일본 정부는 관련 조사를 거친 끝에 법원에 해산 명령을 청구했다.

후쿠오카(일본)=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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