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비은행 출신 부산은행장, 혁신 신호탄?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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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행장 2일 취임식 개최
지역 기업·소상공인 성장 강조
실력 입증 인사로 위기 타개 목적
이 대통령 이너서클 발언 의식도

부산은행 본점. 부산일보DB 부산은행 본점. 부산일보DB

BNK부산은행장 자리에 처음으로 비은행 계열사인 캐피탈 대표 출신이 오면서 지역 재계는 물론 전국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다. 지역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이 부산은행과 마찬가지로 캐피탈 대표가 은행장에 선임됐다. 지역은행들이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택했다는 분석과 함께 대통령의 ‘이너서클’ 발언과 금융감독원의 지배구조 개선 TF를 의식, ‘비 이너서클’ 인사를 택함으로써 부담을 줄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성주 신임 부산은행장이 지난 2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 임기에 들어갔다. 김 행장은 취임사에서 “어렵고 중요한 시기에 은행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막중한 사명감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새로운 은행장에 거는 기대에 결코 모자람이 없도록 저에게 주어진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지역 기업과 소상공인과의 동반 성장을 강조하며 지역 경제 뿌리를 지키고 키워내겠다는 다짐을 전하는 한편, 해양금융 중심지 도약을 뒷받침하기 위한 역할에도 충실하겠다고 했다. 새로운 사업구조 혁신과 AI, 가상화폐, 블록체인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업무 효율화와 관련 사업 확장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지역에서는 김 행장이 지난달 30일 부산은행장 최종 후보로 결정되자 파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김 행장이 BNK캐피탈 대표 시절 보여준 성과에 비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 행장은 캐피탈 대표 시절 해외 소액금융시장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로는 최초로 카자흐스탄에서 현지 은행업 인가를 받아내는 등 BNK금융그룹의 해외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캐피탈 대표를 맡으면서 높은 성과를 보여주며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취임 첫 해인 2023년 BNK 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1118억 원이었으며, 2024년에는 1300억 원, 2025년에는 3분기 누적만으로도 109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했다. 3분기 누적 BNK금융그룹의 비은행 실적이 1660억 원이었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을 BNK캐피탈이 차지했다.

계열사 중에서는 작은 규모인 BNK신용정보 대표를 하던 김 행장은 빈대인 회장 취임 직후인 2023년 4월 캐피탈 대표가 됐고, 빈 회장의 기대와 신뢰에 좋은 실적으로 화답한 셈이다.

두 차례의 성공적인 자회사 대표 경력과 지주와 은행을 아우르는 다양한 경험에 힘 입어 김 행장은 BNK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위한 2차 후보군(숏리스트)에 들며 빈대인 현 회장, 방성빈 전 부산은행장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이때부터 김 행장은 ‘다크호스’로 부각됐는데, 이 같은 저력으로 부산은행장 자리까지 올랐다는 분석이다. 김 행장은 1962년생으로, 방 전 행장보다 3살 더 많다.

JB전북은행도 지난 30일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논란이 일던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를 은행장으로 선임했다. 캐피탈 출신 지역은행장 등장에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다.

시중은행에 밀린 데 이어 최근 인터넷은행에까지 열세에 있는 지역은행 입장에서는 수익 다각화 성공 경험이 있는 캐피탈 출신 은행장들에게 위기 타개의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엄혹하고 어려운 시기인 만큼, 대표 경험이 있고 실력이 입증된 이를 은행장으로 택해 위기를 타개하려는 목적이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이너서클이 돌아가며 계속 지배권을 행사한다’는 대통령 발언과 금감원 수시검사가 신경 쓰였을 텐데 은행 핵심 보직에 있는 인물보다는 비은행 자회사에서 실력이 입증된 인물을 택함으로써 그런 논란을 상당 부분 잠재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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