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가을·겨울철 '폐렴구균 백신 접종' 챙겨야 [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속편한내과
속편한내과 장형하 원장은 “폐렴은 노년층에게 특히 위험한 감염병이며, 폐렴구균 백신 접종은 고령층과 감염에 취약한 성인에게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속편한내과 제공
감염에 취약해지는 노년기 반드시 챙겨야 할 것으로 꼽히는 것이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다.
폐렴구균은 단순한 감기와 달리 폐렴 뿐만 아니라 패혈증, 수막염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발열,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데 심한 경우 피가 묻어 나온다. 노인의 경우 별다른 호흡기 증상 없이 식욕이 떨어지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성인에게는 폐렴이 가장 흔하고, 소아에게는 중이염, 부비동염, 폐렴 등으로 나타난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감염이 더욱 빠르고 심하게 진행되는 경향을 보인다.
폐렴구균 감염을 포함한 호흡기 질환은 기온이 내려가는 가을·겨울철에 크게 증가하는 계절적 특징을 보인다. 특히 폐렴은 호흡기뿐 아니라 심혈관계에도 악영향을 준다. 감염 초기에는 심근경색 위험이 높아지고 기존 심부전이 악화되거나 새로 발생할 수 있으며, 부정맥과 뇌졸중 위험도 증가한다. 속편한내과 장형하 원장은 “폐렴 사망자 대부분이 고령층이라는 점은 폐렴이 노년층에게 얼마나 위험한 감염병인지 보여주고 있다”며 “고령층과 감염에 취약한 성인에게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폐렴구균 백신은 두 종류다. 첫 번째는 ‘65세가 되면 무료로 맞는 백신’으로 알려진 23가 백신(PPSV23)이다. 예방 범위는 넓지만 면역이 오래 유지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두 번째는 13가 단백결합 백신(PCV13)으로, 면역 반응이 강해 고위험군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다. 효과는 우수하지만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비용 부담이 있다.
최근에는 20가 단백결합 백신(PCV20)이 개발돼 주목 받고 있다. PCV20은 기존 단백결합 백신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예방 가능한 혈청형을 20가지로 크게 확장한 백신으로, 올해부터 국내서도 접종이 가능해졌다. 장 원장은 “고령층에서 자주 확인되는 혈청형이 포함돼 예방 효과가 넓고, 한 번만 접종해도 되는 편의성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50세 이상 성인, 만성질환자, 면역이 약해진 사람에게 PCV20 접종을 적극 권하고 있다. 이미 다른 종류의 폐렴구균 백신을 맞았더라도 일정 간격이 지나면 PCV20을 추가 접종할 수 있으며, 접종력이 없다면 단독 1회 접종으로 충분하다. 50세 이후에는 감기처럼 보이던 증상도 폐렴으로 빠르게 악화될 수 있어 예방접종이 특히 중요하다.
문제는 많은 성인이 과거 어떤 백신을 맞았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때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도우미’가 유용하다. 예방접종도우미를 통해 접종 이력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록이 분명하지 않다면 의료진으로부터 건강 상태와 위험도에 따라 접종 여부를 안내받을 수 있다.
폐렴구균 감염은 회복하더라도 활동 능력이 떨어지고 삶의 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어 예방이 우선이다. 장 원장은 “폐렴구균 백신은 건강한 노년을 준비하는 데 꼭 필요한 예방 수단”이라며 “50세 이후나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이라면 ‘아프기 전에 미리 막는 것’이 가장 확실한 건강 전략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