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글로컬대 원팀' 의기투합 지역 혁신 파장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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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산업·도시 동반 성장 공동 운명체
변화 바람 학교 담장 넘어 도시 바꿔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30일 남겨두고 마지막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14일 부산 금정구 내성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시험 문제를 풀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30일 남겨두고 마지막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14일 부산 금정구 내성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시험 문제를 풀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올해 수시모집에서 부산 수험생 중 소위 ‘인(in) 서울’ 지원자는 14.8%에 불과해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부울경에서 같은 권역에 원서를 낸 비중은 해마다 커져 올해는 45.2%나 차지했다. 입시 정책 변화와 경쟁률 변수도 무시할 수 없으나, 비수도권 대학 경쟁력 강화 정책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학마저 수도권 쏠림이 심화되면서 ‘지방대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을 닫는다’는 자조가 나온 지 오래다. 대학이 무너지면 청년이 떠나고, 기업은 인력난에 빠지며, 지역사회는 활력을 잃는다. 수험생의 탈지역 추세 반전을 대학 혁신과 지역 사회 성장의 선순환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대학의 경쟁력은 도시 성장의 동의어다. 대학이 살아 움직이면 인재와 유망 기업이 몰리고, 도시에 활력이 넘친다. 이런 점에서 15일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선정된 부산의 5개 대학이 협약식을 갖고 교육 혁신과 지역 상생을 다짐하고 나서 향후 성과가 주목된다. 5년 간 1000억 원씩을 지원받게 된 부산대·부산교대(통합)와 동아대·동서대(연합), 경성대(단독)는 이날 ‘혁신 모델 지역 확산’ ‘정주 인재 양성’ ‘지산학 협력’ ‘글로벌 프로젝트 공동 수행’을 약속했다. 이제 각자의 특성을 살려 중복 투자를 줄이고, 지역 산업과 연계하는 실천이 남았다. ‘부산형 대학 혁신 모델’ ‘부산형 지산학 협업 모델’ 창출로 답할 때다.

대학발 도시 혁신에서 정부와 부산시의 지원과 조정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가균형발전과 지역 혁신이 맞물리는 구조적 변화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는 거점대학의 경쟁력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글로컬대 지원과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구축(라이즈)’ 사업은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한 도시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글로컬대 사업은 대학의 혁신, 라이즈는 이를 지역사회로 확산시키는 거버넌스 플랫폼인 셈이다. 글로컬대, ‘서울대 10개 만들기’, 라이즈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낼 때 대학·산업·도시가 동반 성장하는 추동력이 될 수 있다.

글로컬대 사업 선정 대학들은 이날 ‘지역을 품고 세계로 나아간다’는 공동 비전을 내세웠다. 로컬과 글로벌 모두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인정받는 특성화 대학을 지향하겠다는 다짐이다. 그러려면 대학이 일으킨 변화의 바람이 학교 밖을 넘나들고 지역에 파장을 일으켜야 한다. 대학의 연구가 조선·신발·해양·관광·AI산업 등 지역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청년 인재가 지역 기업으로 흡수되는 지산학 선순환 구조로 안착돼야 한다. 오늘 글로컬대 5곳의 의기투합은 부산이 혁신 생태계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소멸의 위기 경고음이 다시는 울리지 않아야 한다. 대학과 기업, 도시가 공동 운명체라는 절박함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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