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회원제 리조트 ‘소노캄 거제’ 비회원 단체 숙박 입찰했다 ‘들통’
미 군사해상운송사령부 발주에 제안서
성수기 포함 8개월 간 하루 51실 조건
객실 10% 공지 없이 판매하려 한 격
회원들 “비회원 대상 장기 영업” 반발
소노 “성수기 제외한 범위 입찰” 해명
경남 거제의 유명 회원제 리조트인 ‘소노캄 거제’(옛 대명리조트)가 회원 몰래 미군 장기숙박 입찰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다.
객실 일부를 비회원에게 장기 숙박용으로 제공하게 되면 정작 회원이 필요할 때 시설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입찰 조건에는 회원조차 예약이 쉽지 않은 한여름 성수기까지 일부 포함돼 있어 뒤늦게 이를 알게 된 회원들 반발이 커지고 있다.
13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미 군사해상운송사령부(MSC, Military Sealift Command)는 지난 7월 거제 지역 숙박 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다.
앞서 한화오션에 의뢰한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프로젝트 현장 관리·감독관이 머물 숙소로, 8월부터 내년 3월까지 8개월간 매일 51개 객실을 배당해 주는 조건이었다.
최저가 낙찰 방식에 총 14곳 에이전시가 제안서를 냈다.
이 중 하나가 소노캄 거제였다. 소노캄 거제는 객실 수 521실에 3500명 동시 수용이 가능한 워터파크와 700석 규모 대연회장 그리고 마리나 시설 등을 갖춘 지역 최대 규모 리조트다.
문제는 소노캄이 개인과 법인에 회원권을 분양한 시설이라는 점이다. 회원은 우선 예약과 할인 혜택을 받는다. 회원제 시설의 비회원 단체 숙박은 회원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커 통상 이런 형태의 입찰에는 응하지 않는다.
실제 당시 입찰에 참여한 14곳의 숙박업소 중 회원제는 소노캄이 유일했다. MRO 사업 당사자인 한화그룹도 거제에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두고 있지만 회원제라는 이유로 제안서를 내지 않았다.
때문에 소노캄 입찰을 두고 업계에선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역 숙박업계 관계자는 “회원제라도 공실 많이 생기는 주중이나 회원 예약 이후 남은 잔여 객실을 활용해 단체팀 영업을 하는 경우는 더러 있지만, 이번 처럼 기간과 객실을 미리 빼놓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회원 입장에선 납득하기 힘든 행태”이라고 꼬집었다.
결과적으로 소노캄은 해당 입찰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뒤늦게 응찰 사실을 인지한 회원들은 분통이다. 반년 이상 전체 객실의 10%를 비회원 전용 숙박 영업에 동원한 셈이기 때문이다.
소노캄 거제 한 회원은 “회원제 골프장에서 비회원에게 판매하려 회원들 몰래 특정 시간대 티를 무더기로 빼놓으면 회원들이 가만 있겠나. 회원권이 있어도 연휴나 주말, 성수기 땐 방 잡기가 어려운데, 이런 중요한 사안에 대해 지금까지 아무런 설명도 고지도 없었다”라고 언성을 높였다.
해당 입찰 건에 대해 소노캄 측 역시 비회원 단체 숙박 입찰이 통상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정했다.
모기업인 소노인터네셔널 관계자는 “당사는 소노문 해운대와 같은 비회원제 사업장에 한해 입찰 제안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소노캄 거제는) 미 해군이 소노문 해운대 기존 고객이라 제안서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원 불이익이나 권익에 반하지 않도록 성수기를 제외한 잔여 객실 범위에서 입찰을 진행했다”며 “잔여 객실 활용은 약관에도 명시돼 있다”고 덧붙였다.
유사한 입찰 재참여 여부에 대해선 “당사 객실 운영에서 비중 있게 이루어지는 영업 활동은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