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마디에 미 증시 하루 2870조 원 증발
中 제품에 관세 대폭 인상 언급
가상화폐도 이틀 만에 8% 급락
중국과의 관세 전쟁 재개를 암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글로벌 자본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만 하루 만에 기술주를 중심으로 시가총액 2조 달러(약 2870조 원)가 증발하고, 코인시장에서도 코로나 시기를 넘어서는 급락장이 연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서 중국 정부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비난하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언급 이후 미국 주식시장에서만 시총 2조 달러가 증발했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7%, 나스닥지수가 3.6% 폭락했다. CNBC는 “S&P500·나스닥지수는 지난 4월 초 ‘관세 폭탄’ 발표 이후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고, 다우지수도 5월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 마감 후 관세 100%라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고,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까지 거론하면서 시장에 재차 충격을 췄다.
가상화폐도 무너져 내렸다. 11일 기준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이틀 만에 8% 이상 하락, 사상 최고가 대비 1만 5000달러 이상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을 2020년 코로나19 당시 급락장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평가했다.
한편, 추석 연휴 직후 원달러 환율이 급등, 5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12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0일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21원 뛴 1421원으로 집계돼 지난 4월 30일(1421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