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사망 사고' DL건설, 대표 포함 임원진 일괄 사표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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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의정부 아파트 공사 현장
50대 근로자 추락해 목숨 잃어
모든 작업 중지, 긴급 안전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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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건설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최근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포스코이앤씨에 이어 DL이앤씨 계열사인 DL건설도 중대재해 후폭풍으로 휘청이게 됐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날 DL건설 강윤호 대표이사와 하정민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비롯한 임원진, 팀장, 현장소장까지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DL건설 측은 사고 직후 모든 현장의 작업을 중지했고,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이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는 작업 중지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DL건설은 DL이앤씨의 자회사로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을 함께 사용한다. 자회사라고는 하지만 시공능력평가액 기준으로 국내 13위를 차지하는 대형 건설사다.

DL건설은 이날부터 본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안전결의 대회를 개최하고, 이후 안전이 확인돼 작업이 재개된 현장에서 순차로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8일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의 DL건설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50대 근로자가 약 6층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근로자는 당시 아파트 외벽에 설치된 추락 방지용 그물망을 철거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목숨을 잃었다. 경찰에 따르면 추락 방지용 안전고리는 하지 않은 상태여서 경찰은 관계자들을 상대로 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DL건설은 “이번 사고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고인께 깊고 무거운 애도의 뜻을 표하며, 유가족분들께도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휴가를 보내고 업무에 복귀한 지난 9일 이 사고에 대한 보고를 받고 “앞으로 모든 산재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르게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중대재해 여파로 DL이앤씨 주가도 휘청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DL이앤씨 주가는 4만 2950원으로 마감하며 전 거래일 대비 9.2% 하락했다. 이 대통령은 “산재 사망사고가 상습적으로 발생하면 여러 차례 공시해서 주가가 폭락하게 (만들 수도 있다)”라고 강하게 언급한 바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올해 5건의 인명 사고를 낸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면허 취소까지 언급하며 고강도 징계를 주문했다. 포스코이앤씨 건설 현장에서는 지난달까지 4명의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4일에는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고속도로 연장 공사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해 의식불명에 빠졌다.

이튿날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전 사장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전국 103곳의 공사 현장 작업과 신규 인프라 수주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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