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에 백기 든 창원시 “20년간 1346억 지원”
31일 지원계획안 시민 설명회
21개 요구 중 트램 빼고 다 수용
NC파크 관중석 2000석 증설
경남 창원시가 관중 사망사고 이후 ‘연고지 이전 카드’를 꺼내든 NC 다이노스에 향후 20년간 1300억 원 넘는 혈세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과거 창원NC파크 건설에 투입된 예산 1270억 원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창원시는 31일 마산회원구 경남MBC홀에서 NC 다이노스 지원계획안에 대한 시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지난 5월 말 NC 측에서 연고지 이전을 시사하며 21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이진만 대표이사 명의로 창원시에 발송된 ‘요청 사항 리스트’엔 △시설 개선 분야(8건) △팬 접근성 강화(8건) △핸디캡 극복 분야(3건) △기타(2건)가 담겼다.
이날 창원시는 NC의 이번 요구안 중 도시철도(트램) 사업비를 빼고 나머지는 모두 받아들이기로 했다. 올해부터 2044년까지 20년간 총 1346억 원 사업비를 쏟아붓는다. 창원시 관계자는 “예산 중 시설 환경 개선 분야가 1064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소요되는 시설 개선 예산도 국·도비 30~50%를 확보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내년부터 창원NC파크와 마산야구장의 시설물 전체에 대한 유지·관리를 창원시설공단이 맡게 된다. 또 65억 원을 들여 2028년까지 NC파크 야외 관중석 2000석을 증설하며, 100억 원으론 기존 철골 주차장 층수를 3단계 높여 주차면 600개를 신설한다. 2군 시설 개선을 위한 예산은 237억 원 정도다.
자립이 어려운 NC에 현금성 지원도 대폭 이뤄진다. 창원시는 야구장 시설 개선과 교통 접근성 개선이 진전되는 2030년까지 연 13억 원 수준의 광고 계약과 티켓 구매를 추진한다.
NC는 지난 2012년 마산운동장에서 첫 터를 잡았다가, 창원시가 국비를 포함해 1270억 원을 들여 NC파크를 준공하자 2019년 홈구장을 옮겼다. 그러다 올해 초 국내 프로야구장 최초로 관중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곧장 시설 안전 점검 등이 이뤄졌고 야구장은 사용이 임시중단됐다. 시즌을 소화하던 NC는 울산으로 거처를 옮겼다가 두 달 만에 NC파크로 복귀했다. 그러면서 ‘연고지 이전’을 전제로 이번 요구 사항을 내놓은 것이다.
이날 설명회에서 한 시민은 파격적인 지원에도 NC가 연고지를 이전하면 대안이 있는지에 대해 질의했다. 또 다른 시민은 희생자 유족과 합의가 이뤄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지원안을 논의하는 게 적절하냐고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질의에 창원시 관계자는 “(지원안에 대해) NC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유족과 합의 진행 상황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