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이젠 활의 도시라 불러주세요"
세계유산 유력 '반구천의 암각화'
근거로 '활 기원지' 울산 강조
12일 세계궁도연맹 창설 이어
오는 10월 궁도대회도 개최
"세계적 궁도 성지로 육성"
울산시가 세계적인 ‘활의 도시’로 자리매김한다.
세계유산 등재를 앞둔 ‘반구천 암각화’에 새겨진 활 쏘는 사람 문양을 바탕으로 궁도 본부를 설치하고 관련 행사를 잇따라 개최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12일 코리아 울산 궁도 국제학술발표회를 통해 세계궁도연맹 창설과 세계궁도센터 울산본부 설치를 발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 행사는 ‘활의 시원, 대한민국 울산에서! 세계를 향해 쏴라!를 주제로 지난 10일 개막했다.
아시아와 유럽, 북·남미,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 43개국 궁도 전문가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궁도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세계화 전략을 논의하는 중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참가국 43개국 대표와 김두겸 울산시장이 세계궁도연맹 창설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에 서명한다.
울산시가 이처럼 궁도를 대표 스포츠로 키워나가려고 하는 건 국보 ‘반구대 암각화’ 등 반구천의 암각화에 활쏘기 장면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활을 쏘는 사람 그림은 현재까지 반구대 암각화에 3개,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에 1개가 확인된다. 반구대 암각화에는 한 사람이 손에 활을 들고 노루, 늑대, 사슴 등 동물 3마리와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활쏘기 그림은 1500년 전 그려진 고구려 무용총의 ‘수렵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신석기 유물인 반구천의 암각화에 포함된 활쏘기 그림은 궁도의 역사가 7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입증한다. 서울대학교 나영일 명예교수는 지난해 11월 울산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암각화 속 활쏘기 사냥꾼 문양은 동아시아 신석기 수렵문화의 결정적 증거이며, 우리나라 스포츠 문화의 최초 기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울산시는 그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반구천 암각화’의 활 쏘는 사냥꾼 그림을 내세워 울산이 활 문화의 역사적 기원지임을 선언했다.
울산시는 이런 역사적 배경에다 오는 7월 최종 심의가 예고된 ‘반구천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 시기에 맞춰 울산을 이른바 ‘궁도의 성지’로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한반도 활쏘기 시원’으로서 울산을 널리 알리기 위해 오는 10월 세계 35개국 800여 명 선수가 참여하는 세계궁도대회도 개최한다.
이 대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역자율형 생활체육 활동 지원’ 기획사업 공모에 선정돼 올해부터 2027년까지 3년간 매년 5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는다. 때마침 궁도의 활성화를 지원할 ‘궁도 진흥법’도 국회에서 논의 중이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전통 궁도 문화를 전 세계에 알려 울산을 궁도의 세계적 거점 도시로 성장시키고 국가위상 제고는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도록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