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공방… 로저스 지지 부인에 국힘 “끝까지 거짓말” 총공세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로저스 회장 지지 여부 놓고 논란 확산
국힘 “국제 사기·보이스 피싱 대선후보”
민주 “조율 있었다…조작 프레임 과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성남주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성남주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조기 대선을 하루 앞두고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의 ‘이재명 후보 지지’ 논란이 확산하면서 정치권의 공방이 선거 막판까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실제 논의가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의힘은 “국제적 사기극”이라며 이재명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부산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현장 회의에서 “민주당은 세계적 투자자 짐 로저스가 이 후보를 지지했다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정작 당사자 짐 로저스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지 선언을 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며 “국민을 상대로 또 한 번 쇼를 기획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더욱 큰 문제는 민주당의 사기 행각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는 점”이라며 “우리 한국의 대외 신인도는 물론 수출과 주식시장, 환율 등 우리 경제 전반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은 같은 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전 국민이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했다”며 “국제 사기 대선후보, 보이스 피싱 후보로 봐야 한다”고 이재명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이 후보의 ‘호텔 경제학’처럼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활기가 돌았으니 문제없다는 논리냐”고 반문하며 “주가 5000 공약도 이런 방식으로 만든 것이냐”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지 선언의 형식과 내용에 대한 조율이 있었다”며 “조작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조승래 공보단장은 같은 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짐 로저스 회장과의 소통이 있었고, 문장을 가다듬는 과정이 있었던 것 같다”며 “‘공작 사기’라는 표현은 과하다”고 반박했다.

지지 선언을 주선한 송경호 평양과학기술대 교수도 보도자료를 통해 “이 후보가 당선되면 그나마 두 사람(로저스 회장·송경호 교수)의 공동 목표인 대북 투자 기회나 경제적, 상업적 접근 가능성이 커질 것에 동의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로저스 회장 요청으로 초안을 작성했고, 두어 번의 수정을 거쳐 최종안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양측이 메신저 프로그램을 통해 나눈 대화 내용도 함께 공개했다. 송 교수가 공개한 대화에 따르면 송 교수는 ‘짐 로저스의 메시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이재명 후보 지지’(A Message from Jim Rogers: Supporting Lee Jae Myung for Peace and Prosperity on the Korean Peninsula)라는 제목으로 선언문 초안을 로저스 회장에게 보냈다.

로저스 회장은 이 초안을 보고 “사실 그분(이재명 후보)을 잘 알지는 못한다. 누군가 그 점을 지적하면 좋지 않을 수도 있다”라는 취지로 답변하자 송 교수는 ‘짐 로저스의 메시지: 한반도의 평화와 기회’(A Message from Jim Rogers: Peace and Opportunity on the Korean Peninsula)라는 제목으로 선언문의 세부 내용을 수정했다. 이에 대해 로저스 회장은 “감사합니다. 이 내용 좋습니다”(Thanks! This is fine)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한편, 로저스 회장은 이메일을 통해 “어떤 후보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적이 없다”며 “내 이름이 이렇게 부정확하게 사용되지 않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