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투자 아닌 부산의 미래 위해 기부하는 것” 정철원 협성종건 회장 인터뷰 [꿈의 야구장, 북항으로]
“야구장에 기부하는 게 아닙니다. 북항의 도약에, 부산의 미래에 기부하는 것입니다.”
(주)협성종합건업 정철원(사진) 회장이 북항재개발 지역 내 야구장 건립에 2000억 원 상당의 기부를 약속했다. 그는 이 기부를 “부산의 심장인 북항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북항 야구장의 파급효과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지금 북항 주변을 봐라. 도심 한편에, 이렇게 넓은 요충지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잠재력은 충분하고, 넘친다. 야구장 건립이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회장은 누구보다 북항 재개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협성종합건업의 사옥은 동구 북항 인근에 있다. 협성마리나G7 등의 사업장들도 북항 재개발 지역에 있다. 그의 사무실 창밖 풍경은 북항 일대를 조망하는 것이다. “눈만 돌리면 북항 일대가 펼쳐져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러니 틈만 나면 머릿속에 “북항이 잘 돼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어온다고 한다.
그렇게 긴 시간을 고민하고 검토해 보아도, 야구장만큼 확실한 대안이 없다고 한다. 정 회장은 “북항 랜드마크에 야구가 경기가 열리는 걸 상상해 보면, 행복해진다”며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몰려올 거다. 다른 구단 팬들도 기차 타고, 심지어 배 타고 국외 스포츠 팬들도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유동 인구가 늘어나면, 영도까지 중부산 전체가 모두 들썩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2000억 원이라는 거액을 결단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선 “큰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확신한다”며 “북항이 잘 돼야 부산이 도약할 수 있다. 부산을 살리는 건 지역의 미래 세대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북항재개발로 부산을 도약시키는 게 결국 지금의 10대 청소년들이 지역에 남을 수 있도록 돕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북항 야구장 건립에 2000억 원을 기부하는 건 곧 부산의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0억 원을 확보해도 건설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정 회장은 건설사 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극복 가능하다”며 “야구장은 준공에 따른 결과가 확실하다. 다양한 용도로 야구장을 설계하고 파급효과까지 상품화하면, 투자자가 나올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랜드마크 부지를 활용하는 여러 다른 안들이 나왔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확실한 게 없다”며 관련 부처들이 야구장 건립을 다시 집중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정 회장은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을 위해 2010년 협성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사재 100억 원을 시작으로 현금 600억 원과 부동산 200억 원 등 총 8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다양한 분야의 지원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