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약세’ 영남권 순회 경선 촉각… ‘어대명’ 입증할까?
17~20일 5개 시도 온라인·전화 투표
마지막 날 울산 합동연설회 결과 공개
노무현·문재인 정치적 고향 의미 중요
이 전 대표 과반 넘기면 1강 체제 공고
김경수·김동연 선전하면 경쟁력 입증
제21대 대통령 선거 레이스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영남권 경선 투표가 17일부터 나흘간 진행된다. 영남권 경선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재명 전 대표의 지지율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인 지역이라는 점에 있다.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낮은 만큼, 여기서 이 전 대표가 승기를 잡으면 경선 초반부터 1강 체제를 굳힐 수 있다. 반면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게는 이 전 대표의 상대적 약세 지역에서 표심을 끌어올려 초반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을 위해 17~20일 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 등 영남권 5개 시도 민주당 권리당원 대상으로 온라인과 전화 투표를 실시한다.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가 열린다. 최종 대선후보는 권리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등을 거쳐 오는 27일에 확정된다. 투표는 권리당원 50%,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로 진행된다.
영남권의 경우 민주당 당원 규모가 전체의 10% 남짓에 불과하지만, 민주당에겐 정치적 의미가 큰 곳으로 꼽힌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며 이들이 지역주의 타파를 외쳤던 지역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후보가 영남권에서 지지를 받을 경우 그 후보는 전국적으로도 위상이 높아진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이번 선거 정국에서 영남권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이라는 점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리포트’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부산·울산·경남에선 이 전 대표가 32%, 대구·경북에서는 26%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다만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에서 이 전 대표가 후보로 적합하다는 응답이 전국 평균(44%)에도 못 미쳤다.
3파전으로 치러지는 민주당 경선에서 1강 체제를 공고히 하는 이 전 대표가 상대적 약세인 영남권에서도 손쉽게 과반을 넘는다면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은 굳어지게 된다. 이 전 대표가 최근까지 당권을 장악한 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후보 적합도 1위를 달리고 있어 경선은 이 전 대표에게로 힘이 쏠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 지사와 김 전 지사에겐 영남권이 반전을 노릴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그러나 이 기회를 놓쳐 두 후보가 영남권에서 유의미한 표심을 얻지 못한다면 반대로 두 후보의 정치적 입지는 급격하고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국회의원부터 경남지사까지 PK를 정치 무대로 활동했던 김 전 지사가 정치 행보를 넓히기 위해선 영남권 당심과 민심을 얼마나 가져올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게다가 만일 두 후보가 영남권 경선에서 희망을 찾지 못할 경우 향후 남은 민주당 경선은 시민들에게 ‘해보나 마나’식으로 인식되면서 흥행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두 후보에게만 치명적인 것이 아니라 민주당 경선 전체 과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되는 셈이다. 이처럼 민주당 전체 경선 분위기를 좌우할 영남권 경선 결과는 20일 오후 5시 15분에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