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성모안과병원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다시 되살릴 수 없는 만큼 정기적으로 눈 종합검진을 받을 필요성이 있다. 부산성모안과병원 류진영 부원장이 진료보는 모습. 성모안과병원 제공

눈은 물체를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조직으로, 생활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기관이다. 선천적으로 눈이 보이지 않는 장애를 가지고 있을 수 있으나, 후천적으로도 실명할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녹내장은 눈의 노화와 안압 상승으로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조금씩 좁아지다 말기에는 시력을 잃게 돼 ‘소리 없는 시력 도둑’으로 불리며,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녹내장은 시신경 손상으로 인해 시야에 문제가 생기는 안과 질환이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과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미미해 시야 손상을 인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최근 노인성 질환으로 여겨지던 녹내장은 40세 미만 젊은 연령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19만 명(2019년 기준 97만 명)의 녹내장 환자 중 40대 환자가 15만 명, 30대 환자가 7만 3000여 명을 기록했다. 이는 과거 수치와 비교했을 때 발병률이 높아졌을 뿐 만 아니라 매년 그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20~30대에 나타나는 녹내장은 고도근시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고도근시가 있으면 안구 앞뒤 길이가 정상 눈보다 상대적으로 길어 눈을 차지하는 구조물 두께가 얇고 힘이 약해 시신경이 손상되기 쉽다. 초고도근시인 경우 고도근시일 때보다 안구 구조에 더 많은 변형이 발생할 수 있어 녹내장 위험이 커진다.

녹내장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지만 특히 20~30대 젊은 층에서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간과되기 쉽다. 시신경이 30% 이상 손상된 후에야 서서히 이상을 느낄 정도로 두드러진 자각 증상이 없는 질환이므로 정기적인 검진으로 눈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녹내장 진단을 받아 치료에 들어가면 우선 안약으로 안압을 조절하는 치료부터 시작한다. 안압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레이저로 구멍을 뚫어 방수를 배출하고 안압을 낮추는 치료를 시행하거나 수술까지 받아야 할 수 있다.

녹내장은 완치가 불가능하다. 병의 진행을 최대한 억제하고 현재의 시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생활 습관도 돌아봐야 한다. 특히 흡연은 시신경 손상을 가속화해 금연해야 한다.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안압을 상승시킬 수 있어 하루 2잔 이하를 권한다. 머리를 아래로 향하는 요가 자세나 거꾸로 매달리는 운동, 과도한 복압이 필요한 근력 운동은 안압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반면, 적절한 유산소 운동과 가벼운 근력 운동은 시신경 보호에 도움이 된다. 수면 자세도 녹내장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쪽 눈에 녹내장이 심한 환자의 경우 해당 눈을 아래로 두고 자는 습관이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부산성모안과병원 류진영 부원장은 “평생 약을 사용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치료를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환자가 많은데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다시 살릴 수 없다”며 “가족력이 있거나 기저질환이 있다면 20~30대부터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9~15일은 ‘세계 녹내장 주간’으로 세계녹내장협회와 녹내장환자협회가 녹내장의 위험성과 조기 검진을 통한 예방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시행 중이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