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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빈번한 식중독, 가열·세척·보관 중요
무더위와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식중독’ 위험도 덩달아 높아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중독은 식중독균에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해 소화기에 감염이 생기는 질환으로, 복통·설사·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기온과 습도가 높아 세균 번식 속도가 빠른 여름철에 주로 발생한다. 실제 2020~2024년 여름철(6~8월)에 발생한 식중독은 평균 99건으로, 연간 식중독의 40% 가까이를 차지한다. 특히 음식점에서 발생한 식중독은 전체 비율의 절반(58%)을 훌쩍 넘긴다. 같은 기간 세균성 식중독 중 살모넬라(20건)이 가장 많았으며, 병원성대장균(18건), 캠피로박터 제주니(9건) 등이 뒤를 이었다.
여름철 식중독을 막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육류나 가금류를 가열·조리할 때 열에 약한 살모넬라균과 병원성 대장균이 완전히 사라지도록 속까지 완전히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살모넬라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달걀 구입 후 즉시 냉장고에 넣되 다른 식재료와 섞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캠필로박터 식중독의 경우엔 닭고기를 완전히 익히지 않고 먹거나 생닭 등을 세척한 물이 다른 식재료에 튀어 교차오염되면서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닭고기를 충분히 가열해 완전히 익히고, 생닭 등을 만진 후에는 비누 등 손 세정제를 이용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깨끗하게 손을 씻은 후 다른 식재료를 만져야 한다. 생닭 등을 세척한 물이 다른 식재료나 조리된 음식에 튀지 않도록 주의한다.
채소·과일류도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가축의 분뇨·퇴비 등으로 동물의 대장에 존재하는 병원성 대장균이 옮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열·조리하지 않고 샐러드 등으로 먹을 경우엔 과일·채소용 세척제 등을 활용해 수돗물에 3회 이상 충분히 세척하는 것이 좋다. 수박, 참외, 복숭아 등 과일의 경우 껍질이 식중독균이 오염될 수 있으므로 과일·채소용 세척제를 사용해 표면을 깨끗이 씻고 수돗물로 잘 헹군 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습기로 인해 곰팡이가 발생하기 쉬운 쌀·보리·콩·땅콩 등 곡류·견과류와 말린 채소류는 곰팡이 독소에 의한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어 곡류·견과류 등은 밀봉해 건조한 곳에 보관하거나 냉장·냉동보관해야 한다.
식재료를 다듬거나 조리하기 전 화장실을 이용한 후에는 반드시 흐르는 물에 비누 등으로 30초 이상 깨끗하게 손을 씻어야 한다. 조리한 음식을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다시 먹을 경우엔 충분한 온도에서 재가열한 뒤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시락의 경우 가급적이면 구입 후 2시간 이내 섭취하고 남은 음식물은 버리는 것이 좋다. 구입 후 바로 먹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냉장(0~5℃) 상태로 보관해야 한다.
2025-07-10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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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물렀거라~ '공포 연극' 보며 여름나기
불볕더위가 기승이다. “뭐 좀 시원한 거 없어?”라는 장탄식이 절로 나오는 이때, 부산 극단들이 뜻을 모아 오싹한 공포물 시리즈를 무대에 올린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름하여 ‘제1회 호러 스테이지 페스티벌’은 극단 세 곳의 장르물 3편을 7월 한 달간 주말마다 선보이는 ‘납량 특집 3부작’이다. 공연예술단체 빅픽처스테이지가 기획하고 드렁큰씨어터, 우릿, 빅피처스테이지가 차례로 동래문화회관 소극장 무대에서 작품을 선보인다. 토요일 오후 2시·5시, 일요일 오후 4시 공연이다.
∎1부-드렁큰씨어터 ‘최저인간’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세상이 무너지고 사람들은 좀비로 변한다. 폐허 속 컨테이너에 간신히 살아남은 여인과 불빛을 보고 찾아온 또 다른 생존자들이 의심과 위협, 갈등 속에서 인간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줄타기를 펼친다. 최악의 재난 상황에서도 끝까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지, 인간다움이란 어떤 것인지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디스토피아 스릴러물이다. 컨테이너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긴장과 몰입감이 한순간이나마 무더위를 벗어나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2021년 부산문화회관 신진예술페스티벌 초청작으로 2020년 작강연극제와 2023년 부산연극제에서 우수연기상을 받은 작품이다. 윤준기 작·연출로 손남숙, 이동현, 황자미 배우가 출연한다. 12~13일 페스티벌 첫 주말을 책임진다.
∎2부-우릿 ‘우리집에 왜 있니?’
귀신과 인간의 동거 상황을 유쾌하게 그린 공포 코믹물. 사람과의 관계에 지친 민지가 원룸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하지만 원룸엔 민지보다 먼저 ‘입주’한 귀신 정인이 살고 있다. 새 입주자가 마음에 안 든 정인은 민지를 쫓아내려 하고, 또 다른 귀신인 현수와 문호는 정인을 말리고 든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귀신의 존재를 알게 된 민지는 원룸 사수를 위한 ‘웃픈 전쟁’을 펼친다. 늘 외롭기만 한 인간소외 시대, 귀신과의 동거가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는 없을까.
‘유쾌한 공포’를 표방하는 이 작품은 2019년 창단 무대에도 올린 극단 우릿의 대표 레퍼토리로 2022년 부산문화재단 청년예술가 지원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호러와 코미디, 감동 삼박자를 갖췄다는 리뷰가 눈길을 끈다. 강인정 작·연출로 이정민, 문석종, 강유정, 이열우, 김주연, 문석주가 연기한다. 19~20일.
∎3부-빅픽처스테이지 ‘코마’
외딴 산속 별장에서 몸이 불편한 엄마와 단둘이 살아가는 혜령. 폭설이 몰아치는 어느 날, 낯선 남자 남수가 불쑥 들이닥친다. 서로를 경계하며 긴장감이 감도는 순간, 총성이 들리고 남수의 눈엔 광기가 서린다. 페스티벌의 피날레를 장식할 이 작품은 폐쇄된 공간에 몰아친 긴장 상황을 통해 개인의 이득을 위해 타인에게 고통을 주지 않았는지 묻는 범죄 스릴러물이다.
2019년 제3회 부산창작희곡 공모전 금상을 받았다. 이듬해 부산예술제에서 초연됐으며 2021년 부산문화회관 신진예술페스티벌 최우수작에 선정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023년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비팜) 쇼케이스 초청에 이어 지난해 부산연극제 무대에도 올랐다.
김정환 작·연출로 최현정, 선승일, 박센, 김수휘, 허다영, 이설이 출연한다. 7월 마지막 주말인 26~27일 만날 수 있으며, 평일인 29~30일(오후 7시 30분) 이틀간 연장 공연을 한다.
2025-07-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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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회 BIKY 출발…꿈과 희망, 위로의 마당 펼치자
어린이와 청소년이 주인공이 되는 아시아 최대 영화제,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Y)가 스무 번째 개막을 선언하고 12일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개막식에서는 영화계를 비롯한 국내외 초청 인사가 한 자리에 모여 BIKY의 성인식을 축하했다.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에서는 공동 사회를 맡은 방송인 오상진과 문승아 배우를 비롯해 주요 초청 인사들이 차례로 등장하며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레드카펫에는 부모와 함께 걸음을 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다른 영화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으로, BIKY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개막 공연으로 선보인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의 ‘시네 일루션’은 관객들을 환상과 동심의 세계로 이끌었다. 특히 한 어린이 관객을 무대로 올려 꿈과 믿음을 갖는 과정을 감동적이면서도 유쾌하게 펼쳐보여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개막작 상영에 앞서 영화제를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어린이청소년집행위원 비키즈(BIKies)와 경쟁 섹션 ‘레디~액션’ 나이별 심사위원들이 무대에 올라 설렘과 각오를 밝혔다. 또 초청부문 ‘마음의별빛상’ 심사위원인 조앤 불린 몬트리올국제아동영화제 예술감독, 리사 카미오 키네코국제영화제 디렉터, 김대환 감독, 김수안 배우도 소감을 밝혔다. 올해 신설된 ‘새로운별빛상’ 심사위원 그레고르 루시트 클레르몽페랑단편영화제 선정위원, 문성경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손광수 프로듀서도 무대에 함께했다.
개막 선언은 박형준 부산시장과 오치훈 BIKY 이사장이 함께 진행했다. 박형준 시장은 “아이들이 영화를 통해 바라본 세상이 차곡차곡 쌓여온 BIKY의 20년은 영화예술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소중한 기록”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축하했다.
이날 제20회 BIKY의 개막작으로 상영된 에릭 산 감독의 ‘우주소녀와 로봇’(Space Cadet)은 자신의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한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와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등에서 상영돼 감동과 공감을 끌어내며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에릭 산 감독은 개막식에 앞서 같은 날 오전에 진행된 ‘BIKY 클래스’에서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상실감을 달래기 위해 좋은 추억들을 떠올리며 작업을 했다”라고 소개했다. 영화음악 작곡가와 프로듀서, DJ로 활동하며 ‘키드 코알라’라는 예명으로 잘 알려진 에릭 산 감독은 “기회가 되면 음악 공연과 함께 다시 부산을 찾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제20회 BIKY는 오는 19일까지 44개국 172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이현정 집행위원장은 “세상이 빠르게 흐를수록 BIKY는 잠시 멈춰 어린이와 청소년의 눈높이로, 그들의 호흡과 상상력으로 미래를 그려가고자 한다”라고 밝히며 “스무 번째 BIKY가 어린이와 청소년이 서로를 만나고, 어른과 아이가, 또 어른과 어른이 마주하며 돌보고 위로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희망했다.
2025-07-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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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 한쪽 근육 쓰는 게 문제… 스트레칭으로 풀어줘야
한창 자라는 아이가 다리 통증을 호소할 때 가장 흔하게 떠올리는 것이 ‘성장통’이다. 많은 부모들이 ‘크는 과정에서 겪는 당연한 일’로 치부하지만 성장 그 자체가 통증을 유발한다는 명확한 의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의학계의 설명이다. 부산의료원 정형외과 서한얼 진료과장은 “성장통이라는 명칭은 주로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하지 통증에 붙여진 이름일 뿐”이라고 밝혔다. 서 진료과장과 함께 유독 다리에만 집중되는 성장통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 한쪽 근육 쓰는 경우 많아
성장통이라고 일컬어지는 통증은 보통 양쪽 다리에 발생하는데, 간혹 한쪽에만 나타날 수 있다. 보통 3세에서 12세 사이에 주로 발생한다고 알려졌지만, 이 시기가 반드시 급성장기인 3세 이전이나 12세 이후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아이들 대부분은 근골격계 성장을 하면서 성장에 따른 통증 없이 잘 발달한다. 하지만 일부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는 아이들의 경우 근골격계를 과하게 쓰면서 어른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근육통 등이 저녁에 발생한다. 성장통이 유독 다리나 발의 통증으로 나타나는 것은 이 같은 왕성한 활동력에 기인한다. 부모들은 아이가 많이 뛰어 놀아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마사지나 목욕 등 대증적인 요법에 의존해 통증을 완화한다.
하지만 통증의 빈도가 잦거나 강도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경우 병원을 찾는다. 대부분은 별 문제가 없지만 일부 아이들에게서 문제점이 발견되는데 근육을 균형있게 쓰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인체의 하지근육들은 반대작용을 하는 운동근육들이 짝을 이루는데, 발목을 당기는 근육이 있으면 반대로 미는 근육이 있는 식이다. 통증이 잦은 아이들은 평소 즐겨하는 운동이 실제 한쪽 방향으로 사용되거나 좌우 모두 사용하지 않고 한쪽만 사용하는 운동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테니스, 탁구 등 한손으로 스윙하는 라켓 운동이 대표적이다.
서 진료과장은 “이로 인해 근육에 가해지는 힘이 비대칭을 이루거나 반대작용을 하는 근육이나 인대들이 짧아지는 일이 축적되면서 근육이나 인대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스트레칭으로 근육 풀어야
유치원·초등학교 시기는 많은 놀이를 필요로 하는 때인 데다 밖에서 많이 뛰어 노는 것은 발달에 긍정적이어서 적극 권장될 만하다. 하지만 잦은 통증이나 강도가 강한 통증을 호소한다면 아이들이 여러 근육들을 조화롭게 잘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서 진료과장은 “충분히 놀고 활동했다면 가볍게라도 집에서 스트레칭으로 지친 근육들을 풀어주는 습관을 가지게 한다면 아이들 발달에 좀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스트레칭은 벽을 활용할 수 있다. 벽을 보고 선 후 두 손을 눈높이 정도에서 벽을 짚고 운동하고자 하는 발을 한 발 뒤로 내딛는다. 발뒤꿈치를 바닥에 붙인 채 뒤쪽 다리가 당겨지는 느낌이 날 때까지 15~20초 정도 앞쪽 무릎을 구부려준다. 계단도 이용할 수 있다. 단상이나 계단에 올라선 후 운동하고자 하는 발을 살짝 뒤로 내어 발바닥이 계단의 가장자리에 놓이게 한다. 무릎을 편 채 뒤꿈치를 계단 아래로 내려가도록 지긋이 힘을 주면 되는데 양발로도 가능하다. 이때 뒤로 넘어가지 않게 손은 난간을 잡아주는 것이 좋다.
허리를 이용해 양발을 서로 붙인 다음 무릎을 바로 편 뒤 허리를 구부려 양손이 바닥에 닿도록 하는 방법도 권할 만하다.
□신발은 ‘자동차 타이어’
아이들 역시 발이 편안하고 통증이 없어야 활동에 제약이 없이 즐겁게 생활할 수 있다. 서 진료과장은 “실제로 외래진료를 받는 아이들 상당수가 평발이나 발바닥 통증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평발로 오는 많은 아이들 대부분은 발에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발 아치가 충분히 형성돼 있다 하더라도 어른처럼 체중을 다 받쳐주지 못하고 유연해서 평발처럼 퍼져보이는 ‘유연성 평발’이 많다. 유연성 평발 대부분은 치료가 필요 없다. 증상이 있다면 깔창 등이 도움이 된다.
유연성 평발 역시 스트레칭이 중요하다. 바닥에 수건을 깔고 발가락을 이용해서 수건을 집어서 이동시키는 ‘발가락으로 수건 집기’, 한쪽 다리를 쭉 펴고 다른 다리는 눕혀 구부리고 발은 정강이에 붙인 뒤 편 다리 발바닥에 수건을 걸치고 30초간 무릎 쪽으로 당겨주는 ‘밴드 스트레칭’이 대표적이다. 밴드 스트레칭의 경우 편 다리의 무릎이 굽혀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편안하고 활동할 때 발과 발목을 잘 잡아줄 수 있는 편안한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는 점이다. 서 진료과장은 “이쁜 신발은 보기에 좋아보일지 모르지만 아이의 발 건강을 생각한다면 특별한 날에만 신는 것이 좋다”며 “당장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향후 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07-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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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병원·부산대치과병원, 사우디 명문 왕립 종합병원과 ‘맞손’
부산대병원과 부산대치과병원이 사우디 명문 왕립 종합병원과 협력에 나섰다.
부산대병원 등은 지난 3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킹사우드대병원과 국제의료협력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고 7일 밝혔다.
리야드에 위치한 킹사우드대는 1957년 설립된 사우디 첫 왕립 종합대학으로, 설립자는 사우드 빈 압둘아지즈 왕이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졸업한 최고 명문대로 널리 알려졌다.
의료·학술 분야의 글로벌 교류 확대를 목표로 추진된 이번 협의에선 의·치대 학생 간 교환 실습 프로그램 운영, 교수진·의료진의 연수 및 파견, 공동연구·학술정보 공유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이들 기관들은 풍부한 임상 경험과 교육 인프라를 바탕으로 중동지역 보건의료 인력의 역량 강화는 물론 미래 지향적 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부산대병원 정성운 병원장은 “이번 협력은 부산대병원이 추진하는 국제의료 사업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국내외 유수 의료기관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교육, 연구, 진료 등 전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의료 한류 확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부산대치과병원 김현철 병원장 역시 “세계 최대 치과병원으로 기네스 기록이 된 킹사우드대치과병원과 협력을 통해 중동권과의 학술적 교류를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대한방병원 이인 병원장도 “한의학이 중동에 진출할 수 있는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들 양국 기관들은 오는 하반기 부산대에서 정식 업무 협약 체결을 진행할 계획이다.
2025-07-0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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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텀종합병원 복강경수술센터 문 열었다
센텀종합병원은 외과계 진료의 전문성과 접근성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7일 병원 내 ‘복강경수술센터’(이하 센터)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센터는 복강경수술의 적용 범위를 더욱 넓히고, 24시간 수술 대응이 가능한 다학제 협진 시스템을 구축해 지역민들이 신속하고 안전한 수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센터는 간담췌외과 박광민 의무원장을 비롯해 이상엽 과장, 노영훈 과장, 대장항문외과 안민성 센터장과 김지형 과장 등 외과 전문의 5명을 중심으로 한 협진체제로 운영된다. 특히 야간이나 응급상황에서 신속하게 수술이 가능하도록 24시간 체계를 가동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센텀종합병원 박광민 의무원장과 안민성 센터장은 “센터를 통해 응급상황이나 건강검진 등에서 발견된 복부 질환을 신속하게 비침습적 수술로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며 “지역 주민들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가지 않고도 고품질 수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7-0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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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부산대병원, 다빈치 로봇수술 5000례 달성 기념 심포지엄
양산부산대병원은 지난 5일 부산대어린이병원 지하 1층 새싹홀에서 ‘다빈치 로봇수술 5000례 달성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병원이 2015년 다빈치 로봇수술기를 도입한 이후 10년 만에 5000례를 돌파한 성과를 기념하고, 진료과별로 축적한 로봇수술 경험과 최신 술기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산부산대병원의 로봇수술 도입과 발전 과정을 주제로 한 발표에 이어 총 6개 세션 22편의 임상 발표가 이뤄졌다. 양산부산대병원을 비롯해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울산대병원, 동아대병원, 고신대병원, 해운대백병원, 창원삼성병원 등 국내 유수의 의료기관의 의료진이 대거 참여했다.
양산부산대병원 박성우 로봇수술센터장은 “이번 심포지엄은 양산부산대병원이 축적한 다빈치 로봇수술 역량과 전국 의료진의 임상 지식이 결합된 매우 뜻깊은 학술의 장이었다”며 “지속적인 연구와 교류를 통해 지역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수술 선택지를 제공하고, 국내 로봇수술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5-07-0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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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병원 엄중섭 교수, 고형암 정밀의료 기술개발 연구 선정
부산대병원 호흡기내과 엄중섭 교수팀이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폐암 등 고형암 정밀의료 기술개발 연구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7일 병원에 따르면 이번에 선정된 과제는 ‘차세대 유전자 분석 패널데이터 기반 암 정밀의료 기술개발’로, 기존 표준 암 치료 한계를 극복하고 개인 맞춤형 진단·치료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4년 9개월간 연구비 57억 원 상당이 지원된다.
엄 교수가 속한 부산대병원 호흡기내과 폐암팀은 세계 최초로 폐암 환자의 기관지 표적 세척액을 이용한 차세대 유전자 분석 검사를 통해 보다 편리하고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효율적인 진단·치료법을 개발해 주목받은 바 있다. 엄 교수는 “지역 암 환자들이 더 이상 의료원정을 떠나지 않고도 국내 최고 수준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5-07-0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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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포성심병원 종합건강증진센터 리모델링
구포성심병원은 종합건강증진센터 1층 리모델링 등 재정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
고객의 건강 상태와 라이프 스타일에 기반한 맞춤형 검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둔 이번 리모델링은 1층 접수·대기 공간과 주요 검사 구역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고객의 동선 흐름을 고려해 검사 대기 공간과 이동 동선을 개선, 검진 과정의 편의성을 더욱 높였다. 전자 문진 시스템과 태블릿 PC를 새롭게 도입, 검진 대상자가 문진표를 손쉽게 작성할 수 있도록 해 대기 시간을 줄이고 검진 절차를 보다 간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센터는 성별·연령별 특화 검진, 기업체 단체 검진, 프리미엄 정밀검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구포성심병원 박시환 병원장은 “검진 후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해당 진료과 전문의와 연계하는 진료연계 서비스를 통해 추가 진단과 치료가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07-0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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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K연극이다… "공감대 얻을 주제라면 해외서도 통해"
“K콘텐츠에 대한 해외의 관심과 호응이 뜨거운 요즘, 연극도 적극적인 해외 교류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극단 배우창고는 지난달 루마니아 ‘바벨국제공연페스티벌’에서 창작극 ‘워 아이니?’를 선보였다. 배우창고 김가영 총괄 프로그래머를 자신이 대표로 있는 부경대 앞 나다소극장에서 만났다.
김 프로그래머가 극작과 연출을 도맡은 ‘워 아이니?’는 지난해 부산국제연극제(BIPAF)의 해외 진출작 공모 프로그램 ‘글로벌 익스체인지’에 참가해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바벨페스티벌 공연 기회를 잡았다. 바벨페스티벌은 해마다 6월 루마니아 트르고비슈테에서 열리는 국제공연예술축제로,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 극단의 작품 20~30편이 선보인다.
초연 무대였던 2024년 ‘작강연극제’에서 대상을 받으며 주목받은 ‘워 아이니?’는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목적으로 대사를 최소화해 만든 비언어극이다. 사람조차도 바퀴벌레처럼 하찮은 존재로 만드는 전쟁의 비인간성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루마니아 출국에 앞서 5월 BIPAF 무대에 올려 다시 한번 작품성을 평가받았다.
‘워 아이니?’는 페스티벌 메인 극장인 토니 불란드라극장 대강당에서 선보였다. 현지 관객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고 자평한다. 김 프로그래머는 “320석인 공연장에 보조 의자까지 들여 약 400명의 관객이 극을 봤다”며 “막이 바뀌는 암전 때조차 환호와 박수가 쏟아져 어리둥절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배우 2명(라이브 연주자 포함하면 3명)이 펼치는 비언어극으로, 관객의 흥을 돋울만한 요소가 그다지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례적이라는 얘기이다.
김 프로그래머는 현지 관객의 공감과 호응을 이끈 이유로 ‘K컬처의 힘’과 전쟁에 대한 인류 공통의 불안을 꼽았다. “현지 TV에서 늘 최근 한국 드라마를 볼 수 있었다”는 김 프로그래머는 “‘한국적’이라고 해서 너무 전통적인 것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그는 “현재의 우리 모습 그대로에 전 지구적 공감대를 얻을 주제 의식만 잘 반영시키면 그 자체로 해외에서도 통할 ‘K연극’이 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 그는 연극 연출 거장에게 칭찬받은 일을 슬쩍 내놓았다. 식사 중인 가게 앞을 지나던 한 노인이 다가와 “부산 팀 아니냐?”고 알은체 하더니 “배우들의 움직임과 구조, 짜임새가 좋았다”는 평까지 곁들였다는 것이다. 뒤늦게 알아본 그는 다름 아닌 세계 3대 연출가로 꼽히는 ‘연극 인류학’ 창시자이자 덴마크 오딘극장 창립자인 유제니오 바르바였다. 김 프로그래머는 “바르바의 한마디로 준비 과정에 겪은 고생을 보상받은 느낌이었다”고 떠올렸다.
최근 부산 극단의 해외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번 달만 해도 ‘배관공’과 ‘따뜻한사람’이 부산문화재단 지원으로 프랑스 아비뇽 오프 페스티벌 공연을 갖는다. 김 프로그래머는 ‘노파심’이라면서도 “단순히 ‘우리도 한번 해 봤다’는 추억으로만 남지 않도록 나름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흔치 않은 기회인 만큼, 현지 관계자뿐 아니라 해외 참가팀과의 교류에 적극 나선다면 다음 스텝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소소하지만, 극단과 작품 소개 영상 QR코드를 새긴 명함을 별도로 준비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퀴벌레 시각으로 전쟁의 참상을 고발한 그의 다음 발걸음은 어디로 향할까? 김 프로그래머는 '워 아이니?'를 잇는 무언극 3부작으로 다시 세계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2탄은 외래어종 물고기로 이민자 얘기를 해 볼 참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워 아이니?’의 바벨페스티벌 공연을 성사시킨 BIPAF는 내년엔 새로운 국가의 페스티벌에 부산 극단을 참여시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김병철 BIPAF 사무국장은 “가을께 현지를 방문해 실상 파악과 구체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올해 BIPAF의 K-Stage 무대에 오른 몇몇 극단도 해외 대표단과 초청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인 김 사무국장은 “해외 진출 플랫폼으로서 자리 잡기 위한 BIPAF의 노력이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2025-07-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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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KY 8일 개막…정재승·달시 파켓 등 명사와의 만남 놓치지 마세요
영화를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의 꿈과 미래를 응원하며 함께 성장하는 축제, 제20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Y)가 8일 오후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개막한다. 월드프리미어 41편을 비롯해 44개국 173편의 영화가 부산 곳곳에서 상영되는 올해 BIKY에서는 스무 살 성년으로 성장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관객을 기다린다.
우선 기존 1회에 그쳤던 단편 영화의 상영 회차를 2회로 늘리고, 관객과의 대화(GV)를 대폭 확대해 영화 창작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이를 위해 기존 중구 유라리광장과 모퉁이극장에 더해 CGV 센텀시티 5관과 6관을 상영관으로 추가 확보했다. 15일부터 19일까지는 무대를 서부산권으로 확장해 ‘웨스트 BIKY’가 이어진다. 홍성은 감독의 화제작 ‘차가운 것이 좋아’를 개막작으로 사하구청 대강당과 다대포해수욕장, 롯데시네마 부산명지 1·2관에서 진행된다.
BIKY는 단순히 영화만 관람하는 행사가 아니라는 믿음을 실천하기 위한 여러 특별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다양한 분야 명사들의 초청 강연을 통해 영화를 더욱 풍성하고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는 ‘BIKY 클래스’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BIKY 클래스는 스페셜, 클래식, 시네마 세 주제로 진행된다.
스페셜클래스에서는 우선 대중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진 뇌과학자 정재승 박사를 만날 수 있다. KAIST 뇌인지과학과 교수인 정재승 박사는 물리학자의 눈으로 예술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지적 탐험을 즐겨 우리 시대 대표 하이브리드형 인간으로 불린다. ‘타임머신을 사랑하는 영화들’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정 박사의 강연은 9일 오후 5시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상영되는 ‘시간 여행하기’가 끝난 후 마련된다. 스페인 감독 올가 오소리오의 ‘시간 여행하기’는 시간 여행이라는 장치를 통해 가족의 회복을 담아내는 작품이다.
영화 자막 번역에 관심이 있다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번역한 달시 파켓 교수와의 만남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영화배우와 평론가로도 활동하는 파켓 교수는 한국 영화 번역 과정에서 겪고 느낀 이야기를 진솔하게 전할 예정이다. 클래스는 파켓 교수가 직접 자막 번역에 참여한 ‘차가운 것이 좋아’ 상영(13일 오후 5시 30분 영화의전당 중극장) 후 진행된다. 영화를 연출한 홍성은 감독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앞서 8일 오전에는 개막작 ‘우주소녀와 로봇’을 연출한 키드 코알라(에릭 산) 감독이 강연자로 나선다. ‘애니메이션의 세계, 애니메이터의 대화’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강연에는 애니메이션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2023)으로 대종상을 거머쥔 박재범 감독이 함께한다.
이상용 BIKY 수석 프로그래머는 ‘아들, 가족 그리고 영화의 역사’라는 타이틀의 강연을 맡는다. 13일 오후 6시 40분 영화의전당 소극장 ‘너와의 거리’ 상영 후 열린다. 핀란드 부부 감독이 공동 연출한 영화는 뇌전증 아들의 치료 과정을 여러 상징 이미지의 조합으로 표현한 다큐멘터리이자 필름 에세이이다.
이상용 수석 프로그래머는 세 차례의 ‘클래식클래스’ 진행도 맡아 ‘벌집의 정령’ ‘남쪽’(이상 빅토르 에리세 감독) ‘여름 정원’(소마이 신지 감독) 등 ‘BIKY 클래식’ 섹션 상영작을 바탕으로 영화에 투영되는 어린이의 이미지와 시네마 원리에 관한 이야기를 펼친다. 지난해 신설된 BIKY 클래식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세계를 비중 있게 다룬 영화인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AI와 나,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열리는 포럼도 눈여겨볼 만하다. 저서 <시대예보> 시리즈를 통해 빅데이터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 송길영 작가가 특별강연자로 나선다. 강연 후엔 남기륭 미디어 아티스트, AI 영화 ‘가면의 사회’를 연출한 고등학생 김나영 감독과 패널 토크를 진행한다.
이현정 BIKY 집행위원장은 “올해 BIKY에서는 평소 만나기 힘든 명사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했다”며 “이런 기회를 활용해 세상을 보는 통찰력을 키우는 것도 BIKY를 즐기는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관심을 부탁했다. 상세 내용과 일정은 영화제 홈페이지(biky.or.kr)를 참고하면 된다.
2025-07-0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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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핫플] 해운대 아파트 숲에서 솟아나는 '아세안 문화 샘터'
버스와 트럭의 중간 형태를 띤 필리핀의 지프니, 오토바이를 개조해 만든 태국의 삼륜 자동차 툭툭. 두 나라를 여행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용해 봤음 직한 동남아 국가 대중교통 수단의 실물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부산에 있다.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백병원 바로 뒤에 있는 KF아세안문화원. 10개국을 회원으로 둔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ASEAN)과 한국을 잇는 문화 플랫폼을 자부하는 곳, KF아세안문화원으로 들어가 보자.
동남아 호텔에 온 듯한 로비
툭툭을 지나 문화원 1층 로비로 들어서면 잎이 넓은 열대 나무를 배경으로 라탄 소재 소파와 그네 의자가 방문객을 반긴다. 잠시 부산을 떠나 어느 동남아 국가의 호텔 로비에 앉아 있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아세안 회원국인 이들 10개국은 특유의 전통과 역사를 바탕으로 빼어난 문화유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1층 로비에서는 첨단 디지털 기술로 구현된 다양한 현지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영상을 통해 아세안과 처음 인사하는 장이다.
벽면의 대형 라이브 미디어월에서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3D 환경으로 구현된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열대우림, 필리핀의 코르딜레라스 계단식 논과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 등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등재돼 보호받고 있는 곳을 눈앞에서 실시간 만나는 환상적 경험을 할 수 있다.
‘VR라운지’에서는 말레이시아의 말라카, 라오스의 왓푸, 베트남의 후에 등 유적지를 비롯해, 싱가포르 도심의 보타닉가든까지 헤드셋 착용만으로 순간 이동해 둘러볼 수 있다. 여행 전 방문한다면 생생한 현지 모습을 깊이 있게 미리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디지털 놀이터’에서는 브루나이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 5개 국가의 대표적인 축제에 참여할 수 있다. 디지털 실감 영상으로 재현되는 각국의 전통 의상을 갖춰 입고 축제 현장으로 풍덩 빠져드는 경험은 어린이들에게 분명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만하다.
건축전시장에서 영화를 만나다
1, 2층에 각각 자리한 두 곳의 전시실에서는 연중 운영되는 상설전시회와 주제별로 개최되는 기획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문화원 2층 상설전시실에서는 ‘이야기하는 아세안: 종교, 예술, 삶’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전시물을 통해 10개국의 과거와 현재를 두루 살필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 자개와 똑 닮은 베트남의 자개 공예품엔 왕조시대 국가시험에 합격한 관리의 금의환향 모습이 새겨져 있다. 작품 재료뿐만 아니라 과거급제를 연상시키는 내용까지 조선시대와 너무 유사해 놀라울 정도이다. 전시실에 상주하고 있는 해설사는 베트남과 우리나라가 같은 유교문화권으로서 비슷한 풍습이 많다고 설명했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차양과 둥근 모서리: 동남아시아의 아르데코와 모더니즘 건축의 오늘’전이 11월 9일까지 열린다. 인구 증가와 급격한 도시화, 첨단 기술 발달로 변모하고 있는 건축 양식과 미학을 통해 아세안의 현대 도시 형성과 도시민의 삶을 만날 수 있다. 유럽이나 미국이 아니라 동남아시아의 현대 건축을 접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다.
오는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 개최 기념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가 특히 눈길을 붙잡는 건 사진과 모형 등 일반 전시물에 단편영화가 더해졌다는 점이다. 전시에 등장하는 9편의 영화는 부산영상위원회가 진행하는 한-아세안 차세대 영화인재 육성사업(FLY)의 졸업생 대상 공모를 통해 제작된 작품들이다. 부산영상위는 영상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선발된 9명의 감독에게 한-아세안 협력기금 후원으로 최대 5000달러의 제작 지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아시아 영화의 미래 인재들이 만든 영화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아파트촌 속에 자리한 문화 옹달샘
KF아세안문화원은 2014년 12월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의 합의로 2017년 9월 문을 열었다. 부산시가 부지를 제공하고 외교부가 건물을 세운 국유재산으로,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운영하고 있다. KF아세안문화원은 아세안 국가 밖에 설립된 세계 유일의 문화원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아세안 국가 고위 공직자나 외교관, 혹은 공무원 연수단이 부산을 방문하면 반드시 들르는 필수 코스이기도 하다. 문화원은 또 부산과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아세안 국가 출신들의 사랑방 노릇까지 수행하고 있다.
그렇다고 일반 시민에게 문턱이 높은 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전시회와 시민강좌, 영화제 등 연중 개최되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아세안을 알리는 문화 플랫폼 역할을 다하기 위해 문을 활짝 열고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앞서 언급한 전시회뿐만 아니라, 미얀마 문화의 날(5월), 부산외대 특수외국어사업단과 함께하는 온라인 언어강좌(7월), 국내 중등 교원 직무연수(8월) 등을 시행했거나 계획하고 있다. KF아세안문화원 관계자는 “넷플릭스 영화 등을 통해 아세안 국가 문화를 접할 기회가 늘어나면서 요리교실 등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강좌 인기가 높다”고 귀띔했다. 이어 “무더운 여름, 오가다 잠시 들러 휴식을 취하는 것도 환영한다”며 적극적인 이용을 당부했다.
아세안 국가에 대한 문화 갈증을 단번에 해결해 줄 옹달샘 같은 KF아세안문화원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6시, 주말 오후 7시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 단체관람 신청은 연중 가능하다. 기타 상세한 내용은 홈페이지(ach.or.kr)를 참고하거나 전화 051-775-2000번으로 문의하면 된다.
2025-07-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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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만난 AI, 말썽쟁이 되지 않게 다스리려면…
최근 몇몇 가전제품을 한꺼번에 구매했다. 멀쩡해 보이던 녀석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차례차례 멈췄기 때문이다. 제조사 AS센터에서는 더 이상 부품이 생산되지 않아 수리할 수 없다고 했다. 18년 동안 묵묵히 버텨 준 걸 생각하면 고마워해야 할 일이지만, 갑자기 목돈이 든 상황은 달갑지 않았다.
어쨌든 새로 들인 가전제품은 우선 겉모습부터 번듯하고 예뻐 좋았다. 더 좋았던 건 생각지도 못한 기능들이었다. 손을 대지 않고 음성으로 원하는 기능을 작동하는 건 기본.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집 밖에서도 켜고 끄는 등 거의 모든 기능을 실행할 수 있어 신기할 정도였다. 평소 잘 인지하지 못했던 인공지능(AI)이 생활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알든 모르든 일상과 접점을 넓히고 있는 AI는 사람이 들여야 할 시간과 노력을 크게 줄여주면서 편리함을 선사한다. 문제는 AI의 순기능만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인류에게 여러 혜택을 가져다주는 새로운 기술은 필연적으로 부작용도 동반하기 마련이다. 특히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의 발달은 개인정보 유출이나 저작권 침해 수준을 뛰어넘어 의도적으로 조작되거나 왜곡된 정보 유통을 통해 사회 혼란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AI의 부작용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나 정치 이슈와 만났을 때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AI가 정치적 양극화를 부추기면서 민주주의 제도를 뿌리부터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모든 분야가 진보하고 있지만, 세계 각국의 정치는 되레 퇴보 중이라는 비판도 이어진다. <AI는 민주주의 도구일까?>는 이런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 교양서이자 정치철학서이다.
미국에 거주하는 자유 기고가이자 정치학 박사인 저자는 첨단 과학기술의 상징인 AI가 인간 존엄성과 공정성, 투명성을 보장하는 민주주의의 도구가 될 수 있는지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이런 의도는 AI가 인류의 생활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면의 위험성에 더 주목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렇다고 책이 AI의 부정적 측면만 들여다본 건 아니다. 저자는 선거를 예로 들며, AI 기반 시스템 활용이 데이터 분석 효율화와 정책 결정 간소화, 유권자 참여 확대 등 선거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주목받는다고 했다.
하지만 곧이어 AI가 적용된 도구의 알고리즘이나 정보 필터링이 정치적 다양성을 위협하거나 편향된 정치 소비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 정치권력이 교체된 미국을 포함해 아시아와 유럽 각국의 다양한 사례를 들며 정치와 결합한 AI가 건전한 공론장 형성과 민주적 결정 과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지속적으로 설파한다.
이런 이유로 저자는 AI가 민주주의를 위한 도구가 되기 위해서는 정책적 차원의 알고리즘 작동 방식 공개, 데이터 출처 명시, 결정 과정의 문서화 등 투명성 확보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마디로 비전문가인 대중이 이해하고 비판까지 할 수 있는 ‘설명 가능한 AI’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해결 방법은 있을까? 저자는 민주적 감시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으로 독립된 규제 기관 설립과 시민사회와 정부 감시단의 역할 강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확대를 제시한다. 문제가 됐을 시 명확한 법적 책임을 지우는 것도 당연히 포함한다. 박재형 지음/지성사/272쪽/2만 3000원.
2025-07-0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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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픽] 연극-극단코코 ‘의자들 rebuild’
외딴섬에서 평생을 보내고 있는 부부에게 손님들이 찾아온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기쁨에 찬 부부는 정성껏 의자를 준비하지만 끝내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다. 부부는 보이지 않는 손님과 대화하며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본다. 부조리극의 대표 작가 외젠 이오네스코의 ‘의자들’을 극단코코가 신체극 형식으로 재해석해 선보인다. 빈 의자를 통해 허구의 손님을 상징했던 원작과 달리, 목각인형(마리오네트)을 활용해 인간소외와 단절의 감정을 강렬하게 전달한다. 연출 안로검.
2024년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넥스트스테이지 연극 부문 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2025년 부산국제연극제 K-Stage에 참가했다. 4일 오후 7시 30분, 5일 오후 3시. 2만 5000원. 부산 동구 일터소극장.
2025-07-0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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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작품 뒤엔 늘 ‘촬영 맛집’ 부산 있었다
관객 수 337만 명으로 올 상반기 한국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한 ‘야당’, 현재 TV를 통해 인기리에 방영 중인 JTBC 드라마 ‘굿보이’, 이재명 대통령을 눈물 흘리게 만든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이들 작품은 모두 부산에서 촬영이 이뤄졌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때마침 부산영상위원회(이하 영상위)가 2025년 상반기 촬영 지원 결산 자료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올 1~6월 부산에선 모두 39편의 작품 촬영이 이뤄졌다. 영화가 6편이고, 드라마나 TV 예능 등 영상물이 33편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편(영화 3편, 영상물 27편)에 비해 30% 증가한 수치이다.
장편 영화(3편→6편)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리즈(5편→10편) 제작 편수만 놓고 보면 지난해보다 배가 증가했다. 영상위는 촬영지로서 부산이 갖는 경쟁력을 보여주는 수치로 분석한다. 영상위 관계자는 “극장가 침체와 플랫폼 간 경쟁 심화에 따른 투자 위축으로 전반적인 작품 제작 편수가 급감한 상황에서 거둔 유의미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촬영 편수뿐만이 아니다. 촬영 일수로도 성과는 눈에 띈다. 올 상반기 부산에서 진행된 누적 촬영 일수는 모두 187일로, 지난해의 124일과 비교해 50.3%(63일)가 늘었다. 작품 유형별로는 영화가 51일간 촬영이 진행됐고, 영상물은 136일이다.
해외 작품 촬영이 증가한 점도 눈길을 끈다. 올 상반기 부산에서는 6편(영화 1편, 영상물 5편)의 해외 작품이 촬영됐다. 영상물 3건에 그친 지난해 상반기보다 배로 증가했다. 일본, 대만, 말레이시아 등 주로 아시아권에 편중됐던 이전과 달리 올해에는 미국, 영국, 루마니아 등 다양한 국가의 작품이 촬영된 점도 특이하다.
영상위 양성영 촬영지원팀장은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지형적 특색에 더해 피란수도, 사투리 등 수도권과 다른 서사를 제공할 수 있는 부산의 역사와 문화적 매력이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K콘텐츠 위상 증가에 따른 해외 로케이션 수요 증가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 상반기 개봉하거나 공개된 주요 부산 촬영 작품으로는 앞서 언급한 ‘야당’ ‘굿보이’ ‘폭싹 속았수다’ 외에도 영화 ‘하이파이브’ ‘히트맨2’ ‘승부’ 등이 있다. 하반기에도 이달 공개 예정인 ‘트리거’를 비롯해 ‘이 사랑 통역 되나요?’ ‘고백의 역사’(이상 넷플릭스), ‘북극성’과 ‘조각도시’(이상 디즈니+), tvN 드라마 ‘태풍상사’, 박찬욱 감독의 기대작 ‘어쩔 수가 없다’ 등이 팬들과 만난다.
영상위 강성규 운영위원장은 “영화 영상산업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올 상반기 고무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라며 “이후에도 보다 폭넓은 지원과 혁신을 통해 업계에 도움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2025-07-02 [0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