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북갑 단일화 결론 못 낸 부산 국힘…박민식·한동훈 단일화 ‘안갯속’
부산 의원 비공개 회의서도 결론 못 내
하정우 선두에…단일화 가능성 촉각
박민식 3위 고착 땐 막판 타결 가능성도
부산 북갑 보궐 선거에서 격돌을 벌일 3인의 후보가 지난 10일 일제히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갔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국민의힘 박민식, 무소속 한동훈 후보. 부산일보DB
‘투표일은 다가오는데 보수 단일화 시계는 멈춰 있다.’
6·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투표용지 인쇄가 18일 시작되면서 보수 진영 단일화 논의도 사실상 ‘마지막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가 선두를 유지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와 무소속 한동훈 후보는 보수 단일화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단일화를 둘러싼 내부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보수 진영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는 모습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부산 의원들은 전날 비공개 회의를 열고 북갑 단일화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의견,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 여론조사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보자는 의견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은 단일화 찬반을 떠나 부산 의원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결과를 놓고도 해석이 엇갈렸다. 한 참석자는 “보수 진영 승리를 위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다수가 동의하는 분위기였다”면서도 “단일화 방식과 시점을 놓고는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다른 참석자는 “의원들도 각자 선거가 걸려있는 만큼 북갑 단일화 문제를 두고 의견이 제각각이었다”며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데다 회의 시간도 촉박해 통일된 입장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면서 지역 정가에서는 사전투표일(29~30일) 전을 보수 단일화 마지막 시한으로 거론하고 있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1일 이전 단일화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일각에서 나오지만,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준비에만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21일 이전은 사실상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시간이 뒤로 갈수록 단일화의 명분도, 파급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친한계(친한동훈계)를 포함한 보수 일각에서는 ‘뉴한동훈 현상’을 거론하며 단일화 없이도 한 후보가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평소 한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지만 민주당 정권 견제와 보수 재건에 동의해 한 후보 쪽으로 기운 유권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한 후보가 같은 보수 주자인 박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잇따르면서,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표의 자연스러운 집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는 모습이다. 다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한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데다, 한 후보도 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고 있다. 박 후보 입장에서도 3위가 굳어질 경우 막판 타결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나오는 모습이다.
이날 발표된 조사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읽힌다. ‘여론조사 꽂’이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북갑에선 민주당 하 후보 41.7%, 국민의힘 박 후보 21.1%, 무소속 한 후보 32.2%로 ‘2강 1중’ 양상을 보였다. 하정우·한동훈 양자 대결 시에는 하 후보 42.9%, 한 후보 38.1%로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나타났다. 한 후보 측은 진보 성향 조사에서도 30% 이상을 차지한 만큼 실제 지지는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하 후보의 우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단일화 없이는 승리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관건은 박 후보가 단일화 협상에 나설 것이냐는 점이다. 박 후보가 단일화에 명확히 선을 긋고 있는 데다 두 후보 모두 직접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를 포함한 PK(부산·울산·경남) 지역 지방선거 후보들이 직접 단일화를 촉구하고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박민식 후보는 여론조사와 실제 민심은 괴리가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현장 민심을 듣는 입장에서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결국 단일화는 후보들이 선택해야 할 문제지만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시간이 갈수록 박 후보를 향한 단일화 압박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북갑 여론조사는 성인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ARS방식(통신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으로 진행했으며 응답률은 9.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