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 VS 조현화랑… 네거티브가 집어삼킨 부산시장 선거
18일 오전 국립부경대서 2차 토론회
부산 현안·정책에 대한 공방으로 시작
토론회 말미엔 네거티브 공세로 마무리
박형준 고소전 예고, 전재수도 비판 성명
18일 오전 부산 남구 국립부경대 대연캠퍼스에서 열린 국제신문 주최 부산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토론 시작 전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들이 두번째 토론회에서도 비전 경쟁보다 네거티브 공방에 몰두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HMM 이전과 행정통합 등 부산 현안을 논의하다가 결국 ‘까르띠에 시계’와 ‘조현화랑’ 의혹을 주고받으며 격한 충돌을 이어갔다.
18일 국립부경대에서 열린 부산시장 선거 토론회(국제신문 주최)에서 두 후보는 마지막까지 격한 난타전을 펼쳤다. 박 후보는 토론회 말미에 전 후보 보좌진이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까르띠에 시계 수수 의혹’을 다시금 강조하며 논란을 재점화했다. 그는 “국민께 까르띠에 받았나 안 받았나 정확히 답변해야 한다”며 “보좌진 4명이 증거 인멸한 걸 전혀 몰랐냐는 입장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인에게 (까르띠에 시계) 수리 맡기고, 24살짜리 인턴 보좌진에게 죄를 덮어씌우려 한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전 후보는 “34시간 동안 강도 높은 수사를 받았고, 수사 결과가 나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우리 보좌진들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과한 표현을 쓰시던데 그것은 검찰 공소장”이라며 “재판을 통해 결과가 나올 것이고, 그 재판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대응했다.
전 후보는 곧장 박 후보 ‘엘시티 매각’ 문제와 부인이 운영하는 ‘조현화랑’ 관련 의혹들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았다. 전 후보는 “부산 시민들은 시세 차익 때문에 박 후보가 엘시티 팔겠다는 약속을 못 지킨다고 말씀하는 분들이 많다”며 “(박 후보가 부산시장이 되기 전보다) 조현화랑 매출이 50억 원대에서 200억 원 수준으로 4배가 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조현화랑 앞마당 공사에 1600억 정도 예산이 투입됐다”며 “부산시가 시민공원을 만드는 건지 아니면 조현화랑 앞마당을 만들어 주는 건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전 후보는 ‘부산시 파리 출장에 박 후보 부인과 조현화랑 전속 작가가 동행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박 후보는 “까르띠에 받은 건 한마디도 못 하면서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며 “하나라도 비리와 관련됐거나 문제가 있다면 부산시장 하지 않겠다”고 격하게 반발했다.
18일 오전 부산 남구 국립부경대 대연캠퍼스에서 열린 국제신문 주최 부산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토론 시작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현안과 관련 정책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HMM 반쪽 이전’ 논란,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처리, 부울경 행정통합, 부산 일자리와 청년 대책, 만덕~센텀 대심도 교통체증 문제 등을 두고 토론을 이어갔다.
전 후보는 ‘HMM 반쪽 이전 논란’에 대해 “부산 1등 기업인 부산은행 1년 매출이 4~5조인데, HMM은 영업 매출이 안 나올 때가 10조”라며 “2~3배 효과를 내도록 이전을 시작한 사람이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회사) 매출이 지역 경제로 다 떨어지는 게 아니고, 지방세 등은 어디서 매출이 일어나는지가 중요하다”며 “영업, 마케팅, 재무 등 본사 인력과 기능이 부산으로 오는 게 중요하다”고 우려했다.
박 후보는 이날 산업은행 부산 이전 대신 동남권투자공사 신설을 주장한 전 후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산업은행은 고래, 동남권투자공사는 멸치”라고 했고, 부울경 행정통합에 대해 “분권 없는 행정 통합은 몸집만 키우고 머리는 발달하지 않은 비만형 초등학생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회 이후 전 후보 캠프는 “청년은 떠나고 기업은 빠져나가는 게 부산의 가혹한 현실”이라며 “박 후보가 내세운 건 또다시 공허한 숫자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숫자에 취해 자화자찬하고, 시민이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외형적 성과만 되풀이했다”고 밝혔다. 전 후보 측은 “행정통합은 부산 미래와 시민 삶이 달린 중대한 사안”이라며 “아동의 모습에 빗대어 조롱하듯 말한 건 매우 부적절하고 모욕적”이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 측은 전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고발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 캠프는 “당시 배우자 출입국 기록이 없고, 전속 작가는 파리에 거주해 인사 차원에서 잠시 들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달맞이공원 조성은 2002년 도시계획시설로 최초 결정된 이후 20년 넘게 방치된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을 해소한 사업”이라며 “(조현화랑과) 1km 가까이 떨어진 공원을 두고 ‘앞마당’이라는 표현 자체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가 네거티브 공방으로 끝나자 박 후보는 ‘무제한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검증 공방을 원하지 않으면 그 부분은 내려놓겠다”며 “정책만으로 토론하는 방식에도 기꺼이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시민은 흑색선전이 아니라 비전을 원한다. 선동이 아니라 진실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