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재정비·역량 확대’ 막중한 책임… HUG 새 사장 뽑는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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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평가 2년 연속 'D' 등급
전임 사퇴 네 달간 CEO 공백
주택금융공사 합병설 변수 속
신임 사장 내달 7일까지 공모
타 공공기관 수장 인사도 촉각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김종진 기자 kjj1761@

국정감사가 끝나고 금융위원회도 그간 미뤄왔던 1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금융권 공공기관장 인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HUG는 국감 종료 직후인 지난달 30일 차기 사장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HUG는 다음 달 7일까지 지원서를 받은 뒤 서류와 면접심사를 거쳐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통해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임추위가 차기 사장 공모에 착수해 후보자를 추린 뒤 공운위에 추천하면 공운위가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는 구조다. 이후 주주총회 의결과 국토부 장관 임명 제청, 대통령 재가를 거쳐 신임 사장이 확정된다.

HUG는 그동안 전임 사장이 중도에 하차하면서 CEO 공백 상태를 이어왔다. 유병태 전 사장은 2023년 6월 취임한 뒤 2년 만인 지난 6월 말 국토부에 사의를 표명했고 다음 달인 7월에 사표가 수리됐다. 유 전 사장은 사의 표명 전 공공기관 평가에서 2년 연속 미흡(D) 등급을 받아 국토부로부터 해임 건의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유 전 사장 중도 하차는 HUG가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경기 악화와 전세사기 증가로 전세금 반환 보증 변제금이 크게 증가, 재무 건전성 악화로 기관 평가에서 연이어 낮은 등급을 받은 일이 결정적이었다. HUG는 2023년 순손실이 3조 4087억 원, 2024년에는 2조 5198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세 보증 대위 변제액이 2022년 9241억 원 수준에서 2023년 3조 5544억 원, 2024년 3조 9948억 원으로 늘어난 것과 연관이 있다.

일각에서는 보증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채무 변제 업무가 늘어날수록 경영평가 등급이 떨어질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평가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이 때문에 채용 시장에서 HUG의 인기가 시들해진 데 이어, HUG 사장 자리에도 후보자가 많이 몰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HUG의 경우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공공기관이) 너무 많아서 숫자를 못 세겠다”며 대대적인 통폐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던 터라, 한국주택금융공사와의 통합 가능성이 있고 이 또한 새 사장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HUG는 부동산 정책 대출과 주택 건설 보증 등 정부 주거 정책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관이다. 새 정부가 민간 주택공급 확대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완화에 집중하는 만큼, 신임 사장에게는 PF 보증 확대, 미분양 리스크 관리 등의 역할이 주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금융위원회가 1급 간부 인사를 단행한 이후, HUG를 시작으로 한국수출입은행,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 다른 금융권 공공기관장 인사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까지 금융권 공공기관과 국책은행 등에서 15개의 수장 자리가 빈다.

15곳 중 이사장 임기 종료 후 가장 오랫동안 새 수장을 뽑지 않고 있는 기보의 경우 아직 새 이사장 선임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 기보 김종호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임기가 끝났지만 1년째 유임 중이다.

금융권뿐 아니라 다른 공공기관장 인사 시계도 빠르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이한준 사장 사직안이 국토위 국감 종료 직후 재가되면서 곧바로 임추위 구성 등 후임 인선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국토부 산하 기관 29곳 중에서도 6곳의 사장이 사의를 밝힌 바 있다. 이 중 LH와 HUG를 비롯해 한국공항공사, 코레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사장직무대행 체제에 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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