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업, 미 관세 장벽 돌파 신시장 개척 '총력'
넥센타이어·(주)유니테크노
멕시코 법인·공장 각각 신설
중남미 영업·마케팅 본격화
7월 수출액도 전년보다 급증
페루의 경우 12배 이상 증가
높아진 미국 관세 장벽을 극복하기 위한 지역 기업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미국 시장을 보완할 수 있는 대체 시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하고 미국 인근 국가에 생산 공장을 마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넥센타이어는 “유럽, 중남미, 중동 등 주요 전략 시장에서 신규 지점과 법인 설립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그동안 넥센타이어는 유럽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수출을 진행했지만 이번에 중남미, 중동 등의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넥센타이어는 멕시코 법인을 신설한다. 기존에는 미국 법인이 멕시코를 포함해 관리했다. 하지만 중남미 타이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미국 관세 문제에서 자유로운 보완 시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독립 사업권역으로 전환해 시장 확대를 하기로 했다. 멕시코는 2024년 자동차 등록 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타이어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멕시코 법인을 거점으로 온두라스·과테말라·코스타리카·엘살바도르 등 주요 국가에서 영업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중남미 전역에서 브랜드 입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넥센타이어는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많은 수출기업들이 미국을 주요 시장으로 두고 있지만 관세 이슈가 대두된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시장을 찾고 있다”며 “중남미는 최근 관련 산업의 성장세가 가팔라 본격적으로 시장을 확장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출 전문기업 (주)유니테크노도 “멕시코에 현지 공장의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고 이날 밝혔다. 멕시코 공장은 3만 6000㎡ 규모이며 유니테크노가 2024년 99% 지분으로 설립한 현지법인 유니테크노멕스를 통해 운영된다.
유니테크노는 멕시코 공장에서 도요타·혼다용 배터리 셀 관련 부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유니테크노 관계자는 “북미 고객사의 현지화 수요에 대응해 공급 리드타임 단축과 품질·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며 “최근 중남미 시장 성장에 따른 사전적인 조치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미국과의 상호 관세율은 30%다. 한국보다 관세율이 높다. 하지만 지리적 이점에 따른 물류비 절감, 장기적 운영을 고려한 인건비 등을 따져본다면 마땅한 대안도 없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게다가 지난달 29일 미국 워싱턴DC 연방순회항소법원이 트럼프의 관세 부과에 대해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판단했다. 만약 상황이 변한다면 멕시코 공장의 이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관세 장벽을 피하기 위한 기업들의 변화는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무역 통계에 따르면 부산 지역 7월 수출액은 13억 3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페루를 비롯한 멕시코, 콜럼비아 등 중남미 시장에서의 강세가 눈에 띈다. 중남미 지역은 7월 수출액 1억 4700만 달러를 기록, 전년 동월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특히 페루의 경우에는 7월 3200만 달러를 기록 전년 동월 대비 12배 이상 수출액이 늘었다. 이는 페루가 올해 초부터 대규모 전력망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시장에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에서 생산되는 전기 관련 기기들이 수출됐다.
부산시 경제정책과 관계자는 “미 관세 장벽 이후 미국 외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여전히 관세에 대한 어려움이 많아 관세 대응 수출 간담회와 설명회 등을 열고 관련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