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더워도 너무 더웠다… ‘역대 최고’ 기온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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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6~8월 평균 26.2도 기록
1904년 관측 이후 가장 더워
열대야도 예년보다 더욱 기승
반면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어

지난달 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인근 도로에서 시민들이 지열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달 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인근 도로에서 시민들이 지열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기상청이 공식적으로 여름으로 분류하는 지난 6~8월의 평균기온이 관측 이래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살펴보더라도 역대 가장 더운 해였던 2024년을 제치고, 올해가 가장 더운 여름이 됐다.

1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부산의 올해 여름(6~8월) 평균기온은 26.2도로, 2024년보다 0.3도 더 높았다. 평균 최고기온은 29.6도로 지난해보다 0.2도 높았다. 1904년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이었다.

전국 수치를 살펴보더라도 올여름은 관측 이래 가장 뜨거웠다. 올해 전국의 여름 평균기온은 25.7도로, 지난해보다 0.1도 높았다. 전국에 기상 관측망이 깔린 1973년을 기준으로 보면, 53년 동안 올해가 가장 더웠다.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을 의미하는 폭염은 전국적으로는 28.1일간 나타났고, 부산에서는 14일간 발생했다. 전국과 부산 모두 2018년과 1994년 폭염일수 1·2위 기록을 뒤이은 3위로 기록됐다. 밤잠을 설치게 하는 열대야도 쉴 틈 없이 발생했다. 올여름 부산 열대야는 7월에는 18일간, 8월에는 27일간 나타나 총 열대야 일수는 45일이었다. 이는 1994년과 동일한 수치다. 뒤이어 2024년 39일, 2018년 37일, 2001년 34일 등이 있다.

특히 부산은 8월 한 달 동안 나흘 정도를 제외하고는 매일같이 열대야였다. 9월에 접어 들어서도 열대야는 멈출 줄 모르고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부산은 1일 기준으로 지난달 13일부터 19일 연속 매일 밤 열대야가 나타났다.

장마가 이르게 끝나고 태풍도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비는 평년보다 적게 내렸다. 부산의 올여름 강수량은 693.2mm로, 평년 여름 강수량인 781.7mm에 못 미쳤다. 전국적으로도 강수량은 619.5mm로 집계됐으며, 평년 여름 강수량의 85%에 불과했다.

올해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이르게 확장하고, 고온건조한 티베트 고기압도 계속해서 국내에 영향을 주며 무더운 날씨가 지속됐다. 특히 두 고기압이 함께 한반도를 덮어, 이불을 마치 두 겹 덮은 것처럼 외부로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전국에서 지난해에 연달아 기록적인 폭염을 겪었다. 기후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고, 티베트고원의 적설량이 줄며 여름철 티베트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하는 현상은 매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더운 날씨는 9월에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5일부터 11일까지 날씨를 예측한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부울경은 이 기간 흐리거나 구름이 많고, 낮 최고기온은 29~32도로 예상된다. 아침 최저기온은 부산 23~26도, 울산 21~24도, 경남 18~25도로 예보됐다. 다만 중기예보 기간 후반으로 갈수록 기온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전망됐다. 부산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여전히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습도가 높아 더위가 완전히 물러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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