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옥상… 곳곳에 도사린 화재 위험
직사광선 노출된 탈색제서 연기
부산 온열질환자 8일까지 55명
부산 곳곳에서 화재와 화재 의심 신고가 잇따랐다. 올해 부산의 온열질환자도 50명을 돌파했다.
9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5분께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의 한 아파트 2층 세대 내 베란다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은 베란다에 놓인 과산화수소 탈색제가 든 용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것을 보고 용기를 즉시 제거했다. 소방 관계자는 “과산화수소가 무더운 날씨 속 직사광선에 노출되면서 자연적으로 연기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기에 발견돼 피해는 없었지만 늦게 발견됐다면 화재로 번졌을 가능성도 높았다. 가정에서 흔히 쓰는 모발 탈색제도 장시간 햇빛과 고온에 노출되면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인화성 물질은 서늘한 곳이나 햇빛이 들지 않는 실내 보관이 권장된다.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의 한 병원에서는 무더운 날씨 속에 가동되던 에어컨 실외기에서 불이 나기도 했다. 다행히 불이 크게 번지지 않아 다친 사람은 없었다. 불은 10시 25분께 완전히 진압됐다.
한편, 지난 1일 111년 만에 가장 빠르게 열대야가 시작되는 등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부산의 온열질환자는 50명을 돌파했다. 지난 5월 18일부터 지난 8일까지 부산에서 나타난 온열질환자는 55명,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1명이다. 지난 8일에만 온열질환자 7명이 추가됐다.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영유아, 노약자, 임산부, 만성질환자는 온열질환에 걸리기 쉬우니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며 "에어컨 실외기 화재와 정전에 대비하고, 차량에 인화성 물질을 두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