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신도시 ‘상가 1층 절반이 공실’… 상권 침체 가속화되나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강서구 집합상가 공실률 20% 넘어
공급 과잉·경기 침체 등 원인 분석
지역 소비에 의존, 침체 장기화 우려

부산 강서구 A아파트 상가 공실 모습. 김준현 기자 joon@ 부산 강서구 A아파트 상가 공실 모습. 김준현 기자 joon@

최근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부산 강서구 명지신도시 일대가 상가 공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신도시 조성 후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상가 공급 과잉, 일대 개발 지연이 겹치면서 공실 문제가 지역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달 중순 <부산일보> 취재진이 찾은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A 아파트 상가. 2019년 입주를 시작한 A 아파트 상가 1층 곳곳에는 임대를 알리는 전단지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이날 확인한 결과 1층에만 모두 37개 호실이 공실이었다. 유리창 너머 내부에는 각종 쓰레기가 쌓여 오랜 시간 공실이었던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강서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아파트 준공 때부터 공실이었던 곳도 있다”며 “1층 상가의 한 달 임대료가 100만 원을 넘는 데다, 불경기까지 겹쳐서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올해 2분기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와 명지오션시티 집합상가 공실률은 각각 25.46%, 21.98%로 나타났다. 집합상가란 한 건물에 여러 상가 점포가 모여있는 형태를 말하는데, 상가 10곳 중 2개 이상이 공실이란 뜻이다. 이는 부산 집합상가 평균 공실률(8.96%) 배를 훨씬 넘는 수준이다.

명지국제신도시와 명지오션시티 두 곳이 조성될 당시 최초로 설정된 상업지 면적은 29만 218㎡다. 일각에서는 이곳 개발을 담당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부산시가 2000년대 초 부동산 활황기에 맞춰 상가 면적을 크게 설정했으나, 이후 경기 침체로 공급 과잉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에코델타시티 조성에 따라 상가 구역이 늘어나면서, 공실 문제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또한 강서구를 관통하는 도시철도 하단~녹산선 등 주요 건설사업이 지연되면서 상권 활성화를 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도시 주변 인프라 개발 지연이 상권 침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강서구 신도시의 공실 현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고객층이 지역에 한정된 ‘항아리 상권’의 특성상 성장이 둔화한 데다,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는 계기 또한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강서구 신도시 내 상권 자체가 크지 않은 탓에 편의점, 학원 등 생활 필수 위주 업종만 들어서고 있다”며 “통상 이러한 상권은 형성된 지 5~10년이 지나면서 지역 내 소비가 줄어들며 침체기를 겪곤 한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 강원일보
    • 경남신문
    • 경인일보
    • 광주일보
    • 대전일보
    • 매일신문
    • 전북일보
    • 제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