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영남에서도 선전… '산토끼'까지 잡았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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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득표율 분석

부산 40%·울산 42%·경남 39%
지역 출신 문 전 대통령 넘어서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 싹쓸이
김문수 ‘텃밭’ TK서 성적 부진
보수 분산, 3년 전 尹보다 낮아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변은 없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역대 최다 득표를 기록한 이재명 대통령은 호남 텃밭은 물론 전통적으로 험지로 꼽히는 영남에서도 과거 진보 진영 당선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하며 전국에서 표를 고르게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시작된 이 대통령 우위 구도를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모습이다.

4일 6·3 대선 최종 개표 결과, 이 대통령은 전체 유권자 4439만 1871명 중 투표를 마친 1016만 9976명 가운데 1728만 7513명의 선택을 얻어 득표율 49.42%로 당선을 확정했다. 이 대통령과 경쟁한 김 후보는 1439만 5639표를 얻어 득표율 41.15%로 나타났다.

선거 초반 이 대통령이 계엄, 탄핵 등으로 유리한 지형에서 레이스를 시작한 만큼 민주화 이후 역대 최다 득표를 얻으며 승리한 것이다. 이 대통령 이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역대 최다 득표수는 2022년 20대 대선에서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얻은 1639만 4815표였다.

다만 당초 최대 득표율을 기록하며 승리하지 않겠냐는 관측은 안타깝게 빗나갔다. 최고 득표율 승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2년 대선 당선 당시 기록한 51.55%다.

지역별 득표율을 살펴보면, 이 대통령은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사실상 싹쓸이 득표에 성공했다. 이 대통령은 전남 85.87%, 전북 82.65%, 광주 84.77% 등으로 집계됐다. 20대 대선에서 본인이 거둔 전남 86.10%, 전북 82.98%, 광주 84.82%과 비슷한 수치다.

반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전남, 전북, 광주에서 각각 8.54%, 10.90%, 8.02%를 얻는 데 그쳤다. 이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얻은 전남 11.44%, 전북 14.42%, 광주 12.72%에 못 미치는 수치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영남에서도 선방에 성공했다. 그는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에서 각각 23.22%, 25.52%를 얻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 이 지역에서 각각 21.60%, 23.80%를 얻었는데, 두 곳 모두에서 약진한 것이다. 이 중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의 경우 지난 대선에서 29.13%에 그쳤지만 이번엔 31.28%로 나타났다.

김 후보는 보수세가 강한 TK에서 예상대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21대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이 얻은 대구 75.14%, 경북 72.76%에는 턱없이 못 미친 67.62%, 66.87%였다. 보수 후보인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이곳에서 8.29%, 6.69%를 얻으며 보수표가 분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PK 출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얻었던 득표율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비토 기류가 강했던 부산에서 40.14%, 울산에서 42.54%, 경남에서 39.40%를 기록, 문 전 대통령이 부산에서 얻은 38.71%, 울산 38.14%, 경남 36.73%를 모두 넘어섰다.

김 후보는 같은 지역에서 각각 51.39%, 47.57%, 51.99%로 3년 전 윤 전 대통령이 얻은 58.25%, 54.41%, 58.24%보다 낮았다.국민의힘 부울경 선대위는 60%를 목표로 삼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이 대통령은 전체 유권자 과반이 몰려 있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도 역시나 김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리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막판 박빙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는 각종 여론조사가 쏟아진 서울에서 47.13%로 김 후보(41.55%)를 5.58%P 이겼다. 지사를 지낸 경기에서는 예상대로 52.20%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는데, 김 후보는 37.95%를 얻는 데 그쳤다. 또한 이 대통령은 자신의 국회의원 지역구였던 인천에서도 51.67%를 기록하며 38.44%를 기록한 김 후보를 13.23%P 차로 따돌렸다.

무효 투표수가 3년 전 대선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번 대선 무효표는 25만 5881표로 20대 대선 무효표가 1, 2위 후보 간의 득표 차(24만 7077표)보다 많은 30만 7542표에 달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각 진영의 결집이 최대치로 이뤄졌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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