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기싸움 박민식-한동훈 구포초서 어색한 만남
26일 구포초 총동창회 체육대회서 두사람 조우
서로 내심 의식하며 피하다가 어색한 인사
박민식, 구포초 출신인 만큼 현장 민심 우호적
일각선 한동훈 밀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동문들 서로 의견 갈리며 말다툼도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바라는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 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부산 구포초에서 열린 동문운동회에 참석해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부산 북갑 보궐선거가 전국적인 관심을 받으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박민식 전 의원이 지역구 행사 공식 석상에서 처음으로 마주했지만,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 서로 말을 아끼며 어색한 긴장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의 출마 여부까지 변수로 떠오르면서 북갑 보궐선거 판세는 한층 요동칠 전망이다.
26일 오전 10시 부산 북구 구포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구포초 총동창회 체육대회가 열렸다. 주말이었지만 구포초 일대는 평소와 다르게 인산인해였다. 북갑 보궐선거 후보로 꼽히는 한 전 대표와 구포초 졸업생인 박 전 의원이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박 전 의원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체육행사가 열리기 전부터 행사장을 찾아 동문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어 한 전 대표도 흰색 셔츠를 입고 구포초를 방문해 참석자들과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두 사람은 각자 행사장을 돌다가 우연히 마주쳐 간단히 악수하고 다른 방향으로 이동했다.
공식 행사에서 이들이 처음으로 대면했지만 두 사람은 행사 내내 별다른 대화 없이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체육대회가 시작될 때 구포초 동문인 박 전 장관은 연단 맨 앞줄에, 한 전 대표는 둘째 줄에 각각 앉았다.
박 전 의원은 축사에서 “저는 살면서 선배님, 후배님께 정말 큰 빚을 졌다”며 “선후배들이 저에게 박수를 보내주신 것을 저는 ‘민식아, 네가 우리 북구의 자존심을 지키고 우리 구포초의 명예를 높여달라’는 뜻으로 새기고 싶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행사에 앞서 기자들에게 “제가 북구 사람으로서 북구의 발전을 약속드리겠다는 진정성을 보여드리려고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이 앞서 한 유튜브 인터뷰에서 자신을 ‘침입자’로 표현한 것에 대해서 “좀 급해지면 말이 험해질 수 있는데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
구포초 동창회에 참석한 이들의 민심도 엇갈렸다. 박 전 의원의 모교인 만큼 대체적으로 그에게 우호적인 분위기였지만, 보수를 살리기 위해서 한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팽팽했다.
50대 유 모 씨는 “박 전 의원은 동문이기도 하고 지역에서 오래 지켜봐 왔다”며 “한 전 대표 이미지는 날카로운데 어떤 사람인지 잘 몰라 판단하기 힘들다. 고향으로 가서 정치를 하는게 낫지 않나”라고 말했다. 반면 70대 강 모 씨는 “박 전 의원이 지지율을 압도하는 상황도 아닌데, 보수를 살리기 위해선 한 전 대표가 당선되는 게 맞다”고 밝혔다.
동문들 사이에서도 북갑 보궐선거 범야권 후보자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참석자가 “한 전 대표를 지지해야 한다”고 말하자 옆에 있던 한 여성이 “절대 안 된다”고 고성을 지르며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부산 북갑은 부산에서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이 지키고 있는 지역구인 만큼 시장선거 출마를 위해 29일 의원직을 사퇴할 예정인 민주당 전재수 의원도 27일 구포시장을 찾아 주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할 예정이다. 부산시장 선거와 함께 치러질 북갑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지역 민심을 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여권 후보로 거론되는 하 수석은 이번 주 출마 여부를 결단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후보들의 대진표가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면서 후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